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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가톨릭영화제 준비한 가톨릭영화인협회 이경숙 회장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10-26 수정일 2021-10-26 발행일 2021-10-31 제 326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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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닝 포인트’ 될 좋은 작품 만나는 기회 되길”
31일까지 서울 대한극장서 영화제 개최
‘감사의 삶’ 주제로 12개국 50편 상영
모든 상영 프로그램 ‘자유기부제’로 진행

가톨릭영화인협회 이경숙 회장은 “펜데믹 상황에서 가톨릭영화제를 1년간 준비하며 고생도 참 많이 했지만, 좋은 영화를 선사한다는 기쁨과 보람이 더 크다”고 말한다.

“영화 한 편이 주는 감동은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좋은 영향을 주는 영화제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가톨릭영화인협회 이경숙 회장(비비안나·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제8회 가톨릭영화제(Catholic Film Festival, CaFF) 개막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올해 가톨릭영화제는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10월 28~31일 나흘간 펼쳐진다.

이번 영화제 주제는 ‘감사의 삶’(Thankful Life)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이 영화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주어진 삶에 감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의미다.

‘감사의 삶’은 관객들을 위한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영화제 스스로에게 건네는 주제이기도 하다.

“팬데믹 영향으로 그만둔 영화제들이 꽤 있습니다. 영화제 중 가장 작은 규모에 속하는 가톨릭영화제가 이렇게 개최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하느님 은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작은 영화제라고 하지만, 집행위원장 조용준 신부를 비롯해 간사, 코디 정도의 인원으로 나흘간의 행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회장은 “정말 적은 인력으로 1년간 영화제를 준비하며 고생도 참 많이 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관객들과의 만남도 없고, 개폐회식과 시상식도 사전 영상으로 대체하며 돌발상황에 긴장해야 한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올해 영화제는 안전하게 끝나는 것을 가장 중심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혼란한 시대적인 상황과 열악한 환경에 놓였지만 가톨릭영화제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 제작비 일부와 장비, 멘토링을 지원하면서 젊은 감독들의 활동을 독려했다. 또 영화에 관심 있는 일반인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영화아카데미를 개최하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가톨릭영화제는 좋은 영화를 추천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젊은 감독들을 지원하고 일반인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영화제의 이 같은 성격이 알려지면서 올해 단편영화 경쟁작 지원에는 500편 넘는 작품이 몰렸다. 영화제에서는 이 중 18편이 상영되며, 심사를 거쳐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 특별장려상, 관객상, 스텔라상을 시상한다.

영화제의 상징인 개막작에는 ‘필링스루’가 선정됐다. 영화제 중 ‘CaFF초이스’에서는 ‘감사의 삶’이라는 영화제 주제에 충실한 초청 장편영화 11편과 단편영화 4편도 선보인다. 또 ‘CaFF클래식’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고전영화 3편도 상영한다. 이 중 한 번도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은 1955년작 ‘빵과 포도주의 마르첼리노’도 영화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CaFF애니메이션 단편' 등 총 50편이 상영된다. 영화제 상영 프로그램은 관람료나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고 자유기부제로 진행한다.

“당연히 관람료를 받아야 하지만,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자유기부제를 택했습니다. 영화는 특수 계층의 소유가 아닙니다. 누구나 좋은 영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신자, 비신자 관계없이 가톨릭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들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고 조금이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