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마산교구·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 자매결연 50주년 기념 미사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21-09-28 수정일 2021-09-28 발행일 2021-10-03 제 326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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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은 형제애, 알찼던 반세기 동행
마산교구 사제단 공동집전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 열려
아시아·유럽 잇는 영적다리
상호 협력 관계 증진 다짐

마산교구가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하며 ‘기억과 감사’를 주제로 한 미사를 9월 25일 창원 주교좌양덕동성당에서 봉헌하고 있다. 미사에 이어 자매결연 50주년 기념 책자 「그라츠-섹카우교구와 동행 50년」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오지리와 오지게 함께한 오십 년.”

마산교구와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이하 그라츠교구)가 문화와 전통, 역사, 언어, 지리적 거리 등을 뛰어넘어 형제적 사랑을 펼친 시간이었다. 같은 믿음을 고백하는 형제자매임을 확인하고 친교를 나눈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앞으로도 같은 희망을 실현하는 동행자의 길을 힘차게 걷고자 다짐한다.

마산교구가 그라츠교구와의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하며 9월 25일 창원 양덕동주교좌성당에서 전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 주례, 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라츠교구 관계자들의 방한은 취소됐지만, 양 교구민들은 기념미사를 계기로 영적 유대를 재확인하고 각각 자매결연 50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가졌다. 미사에 이어서는 자매결연 50년의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그라츠-섹카우교구와 동행 50년」 출판기념회도 마련했다.

오스트리아를 한자음을 빌려 표기한 오지리(墺地利). 마산교구민들에겐 오스트리아보다 더욱 익숙한 명칭이다.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하며, 마산교구민들은 오지리와 함께한 그 시간을 ‘충실하고 야무진’,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는 뜻을 담은 한 마디‘오지다’로 표현했다. 또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통해 더욱 깊은 형제애를 나누고 신앙을 활성화하는데 힘쓸 것을 다짐했다.

마산교구는 1966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1대 교구장으로 맞이하며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했다. 곳곳에서 재건사업이 이어졌지만 한국전쟁의 상흔은 짙고 사회도 교회도 가난한 시절이었다. 2대 교구장 장병화 주교는 교구 운영을 위해 해외 원조 방안도 모색했고, 그라츠교구민들은 먼 한국 땅까지 직접 와서 마산교구민들을 격려하고 후원에 나섰다. 사제와 사목협력자를 파견한 것은 물론, 현재 마산교구청으로 사용 중인 가톨릭문화원과 가톨릭여성회관, 양덕동주교좌성당, 가톨릭사회교육회관(현 성산종합사회복지관)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보내왔다.

자매결연을 통해 그라츠교구가 꾸준히 제공한 영적·물적 지원은 마산교구가 교구민들이 신앙성숙을 지원하고 지역 복음화 활동을 펼치는 데에는 물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대사회적인 역할을 하는데 큰 힘이 됐다. 특히 양 교구의 자매결연은 양 교구민들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그리스도교의 책무이자 사명인 형제애의 정신을 공유”할 것을 결의한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이젠 자매결연 초기 일방적인 원조를 주고받던 모습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영적 다리로서 활발히 협력하는 모습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마산교구는 2002년부터 그라츠교구에 사제를 파견, 현지 사목 지원에도 협력하고 있다. 또 양 교구는 해마다 자매교구의 날 만남행사를 비롯해 심포지엄, 세계 곳곳의 가난한 이웃돕기 등의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한편 교구는 이날 기념미사에 이어 자매결연 50주년 기념 책자 「그라츠-섹카우교구와 동행 50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라츠 자매교구 위원회’(위원장 최문성 신부) 주관으로 엮은 이 책에는 화보를 시작으로 총 8장에 걸쳐 자매결연 50년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담아냈다.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는 「그라츠-섹카우교구와 동행 50년」 발간사에서 “지난 시간은 현재 안에 오롯이 살아있어 새로운 시간을 살아갈 힘이 되고 지평을 열어준다”며 “우리가 간직한 이 형제애의 기억을 다시금 세상을 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를 위해 “사회에서 버림받고 잊힌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의 얼굴과 이름을 불러내어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형제적 사랑을 나누며 주저앉은 그들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고 덧붙였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