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합병증 치료 받는 미숙아 쌍둥이 ‘바오유’와 ‘바오티’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21-08-10 수정일 2021-08-10 발행일 2021-08-15 제 325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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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작은 손, 다시 잡을 수만 있다면…”
베트남 출신 20대 부모 결혼과 출산 기쁨도 잠시 쌍둥이 병원 치료에 눈물
코로나19로 생활고 겹쳐 1억 원 넘는 치료비 막막
“무사하길 주님께 기도”

미숙아로 태어나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쌍둥이의 모습. 왼쪽이 첫째 ‘바오유’(아들), 오른쪽은 둘째 ‘바오티’(딸). 트란 티 하이엔씨 제공

“천사 같은 우리 쌍둥이, 엄마 아빠는 너희에게 미안하고 또 너무 보고 싶단다… 꼭 우리 품에 건강하게 안겨주렴….”

의지할 곳 없는 머나먼 타국에서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부부, 하지만 그들의 소중한 아이들은 세상 밖으로 너무 빨리 나와 버렸다. 갓 태어난 쌍둥이는 병원에서 두 눈을 가리고 각종 의료용 튜브에 의지한 채 누워 있다.

쌍둥이의 사진을 바라보던 베트남 출신 트란 티 하이엔(24·데레사·경주 모화본당)씨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에 눈시울을 붉혔다. 치료가 급박했던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병원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한번 안아보지도 못했던 그녀다. 하이엔씨의 남편 트란 휴 탕(23·요셉·경주 모화본당)씨는 아내의 손을 잡으며 애써 위로했지만 이들 20대 젊은 외국인 부부에게 닥쳐온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기만 하다.

하이엔씨는 지난 2016년 어학연수생으로 한국에 입국해 공부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성당에서 함께 기도하며 한국에서의 행복한 삶과 성공을 꿈꾸던 그들은 대학교에서도 각각 조리학과(남편)와 미용학과에서 공부하며 미래를 착실히 준비했었다.

베트남 출신 부모 트란 티 하이엔씨(왼쪽)와 트란 휴 탕씨가 쌍둥이의 사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지난해 8월 결혼했지만, 코로나19가 닥쳐와 직장을 제대로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들 부부가 얻을 수 있는 직업은 제한적이었다. 남편은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용접을 하며 생산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그나마 있었던 일거리도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다.

임신한 하이엔씨는 지난 7월 중순 임신 40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이란성 쌍둥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미숙아로 태어난 이들 쌍둥이는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고 뇌출혈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합병증 우려로 집중치료를 곧바로 받아야 했다.

치료를 위해 필요했던 입원 보증금 1000만 원은 친구들로부터 겨우 빌려 마련할 수 있었지만, 당장 마련해야 할 치료비만 해도 1500만 원에 가깝다. 더 큰 걱정은 이제부터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한 달 이상 더 치료를 해야 하는데,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하루 병원 치료비가 400만 원에 달해 총 1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 외국인 부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베트남에 있는 양가 부모들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들 역시 어려운 형편이라 고향에서 안타까운 눈물만 흘리고 있다고 한다.

딱한 사연을 전해들은 경주 모화본당 베트남 공동체에서 이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관련 가톨릭 기관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하이엔씨는 소중한 쌍둥이의 이름을 ‘바오유’(첫째, 아들)와 ‘바오티’(둘째, 딸)라고 지었다. “바오유는 베트남 말로 ‘총명하다’는 뜻이에요. 바오티는 ‘귀엽다’는 뜻이구요. 총명하고 귀여운 아이들이 무사하고 건강하기만을 하느님께 기도드릴 뿐입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1년 8월 11일(수)~8월 3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