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으로 ‘빛을 품는’ 작품 만들 것” 스테인드글라스 접하면서 ‘프리트’ 활용 기법에 매진 청주 새터성당 등에 작업 “일상과 맞닿은 작업 하겠다”
“자연의 빛에서 영감 받은 색채를 재해석해 하느님께 바친다는 의미에요.”
‘빛을 바치다’를 주제로 7월 7~12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전시회를 연 배진희(마리스텔라·25) 작가가 전시회 주제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중 ‘빛을 품다’라는 작품으로 배 작가는 ‘2021 성 미술 청년 작가 공모전’ 선정작가로 뽑혔다. 이 작품 역시 깊은 묵상 가운데 탄생했다. 배 작가는 “수난과 상처를 품은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구원이 왔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공모전 선정 작품을 설명했다. 이 작품으로 배 작가는 2019년 제6회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에 입선하기도 했다. 모태 신앙인인 배 작가의 삶 가운데에는 늘 신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조금 느슨해질 때면 반주를 부탁받아 성당에 나가게 되는 등 하느님께서 신앙의 줄을 놓지 못하도록 계속 이끌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접하게 되면서 교회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다졌다. 배 작가는 “처음에는 회화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유리라는 재료가 너무 매혹적으로 다가왔다”며 “대학 4학년 때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하며 진로를 확실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리와 회화가 접목된 스테인드글라스는 ‘시각 예술’로서 공간을 아우르는 힘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가톨릭대 부설 스테인드글라스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 작가는 청주 새터성당과 수원교구 은행동성당, 인천 구월동성당 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했고 현재도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배 작가는 유리가루를 뜻하는 ‘프리트’(frit)를 활용한 현대적인 기법을 선보이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수천 개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 구성된 파편들은 강렬한 빛과 은은한 빛을 한 공간에서 발산하며 특유의 독창성을 드러낸다. 그는 “현대적인 이 기법을 대중화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장기 입원 환자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의 정서적 안정과 신앙적인 위로를 드릴 수 있도록 호스피스 병동에 작품을 걸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톨릭 청년 작가로 살아가는 현실이 쉽지만은 않지만, 직접 설치한 작품들을 볼 때마다 이 길에 대한 확신이 들고 행복을 느낀다”면서 “일상과 맞닿아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신앙 안에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