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교구 해외선교실에 물품 기부 배곧본당 김순민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7-13 수정일 2021-07-13 발행일 2021-07-18 제 325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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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나눔으로 이어진 작은 나눔

“어떤 어려움에도 사랑 실천할 것”
느닷없는 위기 겪었지만 공동체 도움이 큰 위로 돼  
“진정한 ‘믿음의 기적’ 체험”

김순민씨는 “본당 공동체의 도움을 생각하며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눔과 믿음으로 도움을 준 본당 공동체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나눔으로 펼쳐지게 돼 뿌듯합니다.”

배곧본당 새 성당 신축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김순민(글로리아·53·제2대리구 배곧본당)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자신이 기부한 물품이 해외로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서는 “믿음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기부에 나선 건 가장 힘들 때 도움을 준 본당에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김씨의 남편 이호균(프란치스코)씨가 낙상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게 됐고, 본당은 긴급 사회복지기금으로 김씨 가족을 도왔다. 신발, 의류 등 잡화 판매업을 해 온 김씨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본당 건축기금 마련을 위해 물품을 내놨다. 본당은 기부 물품을 6월 19~20일 주말 장터를 통해 판매했고, 수익금 전액을 본당 건축기금으로 적립했다. 이후 판매하고 남은 4톤 트럭 분량의 의류, 신발을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칠레와 남수단에 전달하기로 했다. 본당은 기부 물품을 6월 25일 교구 해외선교실(실장 유주성 신부)에 전달했다.

김씨는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며 “이를 되돌려 주고 싶던 마음으로 실천한 나눔이 해외로까지 전해지게 돼 ‘하느님의 기적’이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작은 나눔이 큰 나눔이 되는 것을 보며, 현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나눔을 계기로 본당 공동체가 가진 힘을 절실히 느꼈다. 본당 신자들은 김씨가 남편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힘들어할 때, 그를 위해 한마음으로 위로하고 기도했다. 김씨가 물품을 기부할 때도 본당 신자들은 일꾼을 자청하며 트럭을 가져와 물품을 직접 실으며 기부를 도왔다.

김씨는 “본당 공동체를 하느님의 한 지체라고 하는데, 피를 나눈 형제만큼이나 소중함을 느꼈다”며 “하느님 안에 형제자매라고 하는 말처럼 십시일반 사랑을 전하고 끈끈하게 움직여 준 공동체가 진정 사랑으로 함께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씨는 코로나19로 자칫 힘을 잃을 수 있는 공동체가 다시 끈끈해질 수 있었던 힘은 ‘기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당 신자들이 남편의 쾌유와 저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에서 하나 되는 공동체를 체험했다”며 “공동체가 다시 뭉치기 위해서라도 언제든 한마음으로 봉헌할 수 있는 ‘기도’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 그간 받은 은총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며 여력이 닿는 만큼 약자에게 먼저 손 내밀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랑 실천은 당장 해야 한다’는 본당 김정환 주임신부님의 강론 말씀에 공감합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라는 가르침대로 더 어려운 이들에게 먼저 손을 뻗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