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춘천시, 성 골롬반 의원 기념비 제막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06-29 수정일 2021-06-29 발행일 2021-07-04 제 325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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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골롬반 의원 수녀들의 헌신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성 골롬반 의원 수녀들과 직원들, 춘천시 관계자들과 춘천교구 관계자들이 6월 25일 성 골롬반 의원 기념비 제막식을 거행하고 있다.

6·25 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사랑과 헌신으로 이웃을 돌본 성 골롬반 의원 수녀들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춘천시(시장 이재수)는 6월 25일 춘천 약사동 58-8 현지에서 ‘성 골롬반 의원 기념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제막식에서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수녀회가 감사패를 받았고, 시민들은 성 골롬반 의원 수녀들이 펼친 사랑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기념비에는 아이를 돌보는 수녀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과 성 골롬반 의원에서 일한 수녀 51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성 골롬반 의원은 1955년 아일랜드 성 골롬반 외방 선교수녀회에서 두 수녀가 파견되며 시작됐다. 의사 데이빗 수녀와 간호사 필로메나 수녀는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옆 작은 공간에서 의료 봉사를 펼쳤고, 밀려드는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성 골롬반 의원을 1956년 정식 개원했다. 의원에는 매일 4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찾아왔고, 이들을 돌보기 위해 의원은 1962년 2월 10일 약사리고개(현 죽림동주교좌성당 주차장)로 확장 이전했다.

이전 후에도 수녀들의 활동은 끊이지 않았다. 매일 환자 수백 명을 돌봤고, 병원에 올 수 없는 노인이나 아동·여성들을 직접 찾아가 진료했다. 자연주기법 교육과 방문·원내 호스피스 등 시대적 요청에 따라 그 활동 범위를 넓혔고, 2004년에는 노인 전문 요양원인 성 골롬반의 집도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 의료 시설 증가 등에 따라 병원 운영이 아닌 새로운 사명을 실천해야 한다고 판단한 수녀들은 2011년 10월 30일 성 골롬반 의원의 문을 닫았다. 그때까지 의원은 56년간 ‘성당 병원’, ‘수녀 병원’이라 불리며 사랑받았다.

제막식에서 이재수 춘천시장은 “그분들이 일을 마칠 때 예우를 다하지 못해 너무 죄송했고 지금이라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알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따뜻함과 참사랑을 가르쳐 주신 수녀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수녀회 한국 지부 부지부장 이애리사 수녀는 “후원자들과 직원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님들, 춘천교구 등 함께해 주신 분들이 없었다면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억해 주시고 뜻깊은 기념비를 만들어 주신 시민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