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제주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이영은 수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05-25 수정일 2021-05-25 발행일 2021-05-30 제 3247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차이-차별 구분 못 하면 서로 상처 줘”
제주에 먼저 살고 있던 주민과 난민·이주민과 통합 가장 중요
무의식중의 차별의식 벗어나 함께 사는 공동체 만들어야

“차이는 틀린 게 아니지요~.”

이번 달 제주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으로 부임한 이영은 수녀(성령선교수녀회·사진)는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 기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제주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나오미센터에서 난민 지원에 헌신했던 이 수녀는 올해 1월 제주시가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합하면서 사무국장으로 발령받았고 이후 센터장이 됐다. 제주도에 오기 전에는 의정부교구 다문화지역아동센터와 그룹홈 등에서 소임을 맡았다.

그동안 난민과 이주민 곁을 지켜온 이 수녀는 특히 제주도에서는 “선주민과 이주민의 통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주민’은 한자 그대로 먼저 살고 있던 주민을 뜻한다.

“다문화가족 통계를 보면 제주도는 2019년까지 결혼 이주민 숫자가 전국 평균보다 높습니다. 생각 외로 국제화가 된 곳이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제주도는 큰 도시를 벗어나면 나머지는 외곽지역이라 그런 것을 느끼기 힘들죠.”

더불어 이 수녀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민과 난민들에게 선을 긋는 사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해보면 “아마 하느님께서는 국적에 상관없이 한 품에 안고 웃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람을 차별하지 않았던 예수님 마음으로 센터를 꾸려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선주민과 이주민은 서로 조금씩 다를 뿐인데, 우리 안에는 무의식중에 차별의식이 깔려있습니다.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지 못하니 서로 불편하고 상처를 입죠. 두 센터가 통합된 것은 정말 잘된 일입니다. 모든 형태의 가족을 어우르며 함께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힘쓰겠습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