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김대건 신부 카드’ 디자인한 홍서린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5-11 수정일 2021-05-11 발행일 2021-05-16 제 3245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동화 같은 캐릭터로 눈높이 맞췄죠”
엄숙하고 어려운 성인 대신 친숙한 모습 표현하려 노력

정유경씨는 “김대건 성인의 삶을 되새기고 그 숭고함을 기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으며 인터뷰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하면 엄숙하고 성스러움을 떠올립니다. 아이들이 접근하기엔 부담스럽죠. 그렇기에 아이들이 성인을 쉽고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홍서린(체칠리아·23·제1대리구 지동본당)씨는 교구 청소년위원회(위원장 안민석 신부)가 제작한 ‘김대건 신부님과 함께하는 뒤집기 게임’ 디자인을 담당했다. 홍씨가 디자인한 ‘김대건 신부님과 함께하는 뒤집기 게임’은 같은 카드 2장씩 총 32장 카드로 구성된 초등부 학습용 카드 게임이다. 놀이과정에서 김대건 성인의 일생 등을 배우며 순교 신심과 발자취를 되새기는데 목적을 둔다.

홍씨는 “이 카드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대건 성인과 주변 인물들을 디자인할 때 밝은 색채를 활용해 동화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그는 “그림 작업을 하며 제가 주일학교에서 어렵게 성인들의 일화를 접했던 모습을 떠올렸다”며 “아이들이 쉽게 성인들의 삶을 접할 수 있도록 그림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대신 성인들의 특징은 옷차림과 상징물, 포즈를 활용해 살렸다.

홍씨는 “막상 디자인에 참여해보니 굉장히 큰 프로젝트라 부담도 됐었다”며 “그럼에도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청소년국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번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청년’ 김대건에 주목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을 위해 꿈을 잃지 않고 희생했던 모습에서 꿈을 위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작업 내내 성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에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였다”며 “나라면 그 젊은 나이에 조선이라는 미지의 땅에서 선교라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지 계속 되뇌이게 했다”고 말했다.

홍씨에겐 이번 ‘김대건 신부님과 함께하는 뒤집기 게임’ 카드 디자인은 동화 삽화작가로서 공식 데뷔작이다. 지난 2년간 동화 삽화작가를 지망하며 많은 공부와 도전을 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면서 좌절을 맛봤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가졌던 건, 조선에 선교 기회를 꿈꿨던 김대건 성인처럼 하느님께서 언젠가 줄 ‘기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홍씨는 “잠들기 전에 한 번이라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많이 했다”며 “그 기회가 이번에 온 것 같아서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님께선 항상 기회를 주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상황이 안 풀리는 것에 대해 자책하기보단 언젠가 올 기회를 위해 힘내서 준비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