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회 입장에서 바라본 ‘기본소득’, 기본은 ‘인간 존엄’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5-03 수정일 2021-05-04 발행일 2021-05-09 제 324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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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주최 ‘기본소득 박람회’ 국제 컨퍼런스 종교인 첫 참여
박상훈 신부 “보편적 기본소득과 교회의 인권 사상은 밀접해”
박동호 신부 “기본소득은 공동선 실현과 참여 촉진 기여할 것”

4월 28일 개최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에서 ‘종교 관점에서 바라본 기본소득’ 특별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기본소득 박람회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본소득’을 논의했다.

경기도가 4월 28~29일 주최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국제 컨퍼런스에서 ‘종교 관점에서 바라본 기본소득’이 특별세션으로 진행됐다. 기본소득 박람회에 종교인들이 참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본소득은 ‘국가 또는 정치공동체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으로 정의된다. 주최측은 “종교가 인간 생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을 고려할 때 올해 처음 초청한 것은 뒤늦은 감이 있다”며 “이 세션을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촉발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소개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박상훈 신부(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가 발표를 맡았고, 박동호 신부(서울 이문동본당 주임)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보편적 기본소득과 가톨릭 사회사상’을 주제로 발표한 박상훈 신부는 “가톨릭교회는 ‘인간 존엄’과 ‘공동선’의 척도로 보편적 기본소득의 사회·윤리적 근거와 방향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며 “기본소득은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관심과 실천에 보다 폭넓은 전망을 더해주고 사회적 질병의 근원인 불평등 문제를 보다 근원적으로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톨릭교회는 인간의 삶에 기본적으로 좋은 것들을 인권으로 보며, 배제와 불공정의 경제와 가난한 이들의 사회적 배제를 인간 존엄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본다”며 “사회적 고통의 완화를 위한 기본소득의 제안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대표되는 ‘통합적 생태론’의 제안으로부터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향한 영감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호 신부는 토론에서 “기본소득은 이상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모든 이의 생존과 발전의 권리를 실현하고, 나아가 공동선 실현 과정에 모든 이의 능동적 참여를 촉진시키는 데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원 확보 등 실현 가능성에 대한 물음도 남겼다.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저서 「렛 어스 드림」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기본적으로 보장하고, 복지로 먹고사는 사람이라는 오명을 떨쳐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초대글에서 “교황님을 비롯한 국내·외 영향력 높은 사회 지도자들이 기본소득과 포용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신교와 불교도 각각 ‘기본소득과 개신교’, ‘기본소득으로서 기본수행권보장’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본소득에 대한 각 종교의 입장을 나눴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