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장 문희종 주교, 제11회 생명 주일 담화 발표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04-27 수정일 2021-04-27 발행일 2021-05-02 제 324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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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자기결정권이 태아 생명에 우선할 수 없어”
인간 생명은 수정 순간부터
임신 단계별로 다르지 않아
안심하고 임신·출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국가부터 나서야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장 문희종 주교(사진)는 이번 생명 주일 담화에서 국회에 생명 존중 입법을, 신자들에게 생명의 복음 선포를 당부했다.

‘생명을 존중하는 입법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담화문에서 문 주교는 낙태죄 입법 공백 상태로 의료 현장에서는 태아 생명과 산모의 건강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을 우선할 수 없다는 교회 입장을 재천명하고, “나아가 인간 생명은 수정된 순간부터 시작하는 것이므로 임신 단계에 따라 보호의 정도를 달리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주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인간 생명을 죽이는 일을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할 때, 이것이야말로 가장 약하고 보호 능력 없는 인간 존재에 대해 폭압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국가는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을 제정·적용·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와 국회를 향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임신·출산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낙태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상담 지원, 임부와 의사의 양심적 낙태 거부 권리 인정, 생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의 사회 문화 개선과 사회 복지 지원 등을 위한 입법·제도 개선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인들은 양심을 거스르는 법을 따를 수 없다”며 국법이 허용해도 하느님 법에 배치되는 행위에 협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위협에 저항하고, 일치된 기도와 생명 교육,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를 통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생명의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밝힌 문 주교는 “임신한 모든 여성이 안전하게 생명을 낳고 기를 수 있도록 동반해야 하며, 이들이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