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에 세계 재건 대책 촉구하며 호소

입력일 2021-04-13 수정일 2021-04-13 발행일 2021-04-18 제 3240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코로나19로 힘든 가난한 나라 채무 덜어주길”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8일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앞으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범지구적인 코로나19로 인해 곤경에 처한 빈국의 채무를 경감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 서한은 5∼11일 화상으로 개최된 WB-IMF 춘계 연례회의 참석자들에게 전달됐다.

교황은 서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종합 대책 수립을 촉구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각각 독자적인 경제 회복 정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의 온전한 인간 발전을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지난해 전 세계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사회-경제적, 생태적, 정치적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며 “개인과 공동체들이 자신들의 가장 깊은 열망과 보편적 공동선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참된 경제를 구현하는 종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극소수가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는 불평등하고 지속 불가한 경제와 사회생활 모델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의 전문가들은 사람들 사이의 상호 연관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나아가 회칙 「모든 형제들」을 인용해 ‘장기간의 종합적 계획’을 통해 소외된 이들을 포용하는 ‘만남의 문화’를 건설하도록 촉구했다. 교황은 지난해 주님 부활 대축일 담화에서 지적한, 가난한 나라에 대한 부채 경감 문제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지구적 연대의 정신에 따라, 코로나19로 악화된 빈국들의 외채 부담을 결정적으로 덜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노력은 “사람들이 백신과 보건, 교육, 일자리 등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며 부유한 선진국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지고 있는 ‘생태적 부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교황은 또 참된 발전은 오직 ‘보편적인 공동선’의 추구를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며 특히 시장이 공동선을 위해 작동하도록 법과 규정에 의해 조절, 통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코로나19로 위협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백신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시장의 법칙이 ‘사랑의 법과 모든 이의 건강’을 앞설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