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 이웃 이야기] ‘사랑의 우물파기’ 1000만 원 기부 제1대리구 서신본당 여순호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4-13 수정일 2021-04-13 발행일 2021-04-18 제 324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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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허기는 비워야 채워지는 것 나눔에서 오는 행복 함께 누렸으면”
‘가톨릭신문 수원교구’ 통해 남수단 우물 사업 알게 돼
지속적인 참여 의사 밝혀

여순호씨는 “작은 정성을 나눠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는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 함께하자”고 말한다.

“우리에겐 맘껏 마실 수 있는 물이지만, 그들에겐 마을 하나를 살릴 수 있는 생명수잖아요. 이를 주는 활동이라면 언제든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교구 해외선교실(실장 유주성 신부)의 ‘사랑의 우물 파기’ 활동에 1000만 원을 기부한 여순호(폴리나·74·제1대리구 서신본당)씨는 그 이유로 ‘생명을 살리는 활동’이라는 것을 들었다. 해외선교실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멈췄던 우물 파기 활동을 지난해 12월부터 재개했다. 또 친언니였던 고(故) 여운덕(사비나)씨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1000만 원을 들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우물을 파 준 일화를 전하며 “언니가 제게 남긴 유지라는 생각도 함께였다”고 말했다.

여씨는 “이번 ‘사랑의 우물파기’ 활동으로 아프리카 남수단 지역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먹고 자랄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교구 우물파기 사업을 주변에 알리고, 지속적으로 동참하고 싶다”는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한 “교구 ‘사랑의 우물파기’ 활동을 처음 안 것은 지난해 6월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보고 나서였다”며 “기사를 보며 가톨릭신문의 영향력을 느꼈고, 나도 빨리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여씨는 사실 이번 기부 외에도 1985년부터 총 11개 본당 및 성지에 성소 발전 기금과 성 라자로 마을, 수원가톨릭대학교 등에 현재까지 정기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기부 전문가’다. 그는 기부를 이어갈 수 있던 원동력으로 ‘나눔에서 오는 행복’을 꼽았다. 여씨는 “물질적인 허기는 먹으며 채울 수 있지만, 마음의 허기는 비움에서 채운다”며 “조금씩 나누면서 마음의 허기를 채울 때 오는 행복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고 말했다.

특히 기부를 이어나갈 수 있는 노하우로 ‘꾸준함’을 강조했다. 여씨는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말처럼, 거창한 기부가 아닌, 작은 정성이라도 조금씩 동참하면 된다”며 “부담이 안 되니까 꾸준히 하겠지만, 훗날 돌아보면 목표했던 만큼의 기부를 해내 뿌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씨는 앞으로 가톨릭단체뿐 아니라 종파를 넘어 어느 곳이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부에 동참할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코라진과 벳사이다에 대해 쓴소리를 하셨던 일화(루카 10,13-15)와 함께 “우리 모두 주변을 둘러보고 더 어려운 이들에게 향하는 반성을 계속 해나가는 주님 부활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모두 내 배를 채우는데 급급하기보다 기부에 동참하며 나눔으로써 더없는 포만감을 찾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