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반도 평화와 교황 방북 성사 위해 기도하자

입력일 2021-03-30 수정일 2021-03-30 발행일 2021-04-04 제 3238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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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는 듯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 평화를 위한 ‘평양 공동선언’이 발표됐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등을 통해 북미관계 또한 크게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았었다.

하지만 이후 남북·북미관계는 다시 경색되고 말았다. 북핵 문제와 같은 첨예한 사안에서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또다시 상호 냉소적인 비방을 주고받는 구태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화해라는 대의명분이 교착 상태에 빠진 지금, 한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한 기도운동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미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면담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달했었다. 당시 교황은 북한의 초청장이 온다면 기꺼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백만 전 주교황청 대사는 3월 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교황의 중재외교가 한반도 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 또한 “교황 방북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노력만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이 역사상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딘다면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다시 고조될 것이다. 한반도의 비극적인 역사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인 요구이며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그 절차적 중심에 교황의 방북 성사 여부가 놓여있다. 희망을 잃지 말고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