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십자가의 성 요한 영적 권고」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21-03-16 수정일 2021-03-17 발행일 2021-03-21 제 3236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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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십자가의 성 요한 지음/서울 가르멜 여자 수도원 옮김/216쪽/가톨릭출판사
성인의 가르침 엮은 금언집
13년 만에 전면 개정 발간
성인의 영성 더 쉽게 전해
16세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와 함께 가르멜 수도회 개혁 운동을 이끌고 엄격한 수도 생활을 강조하는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를 창립한 십자가의 성 요한은 하느님에 기대어 위로를 얻고자 하는 마음조차 경계한다.

‘자칭 예수 그리스도의 벗이라는 사람들까지도 아주 조금밖에는 주님을 알지 못한다. 그것은 그들이 주님께 고통 대신 위로만을 찾기 때문이다.’(40쪽)

평생 하느님만을 향했던 십자가의 성 요한이 남긴 수덕적이고 신비적인 가르침을 묶은 금언집이 13년 만에 전면 개정돼 「십자가의 성 요한 영적 권고」라는 이름으로 선보인다. 이 책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은 이가 그분과 더 가까워지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원래 「십자가의 성 요한 잠언과 영적 권고」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래 70년 넘게 국내 가톨릭 신자들에게 널리 읽혀 와, 가톨릭 영성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책 개정 과정에서 독자들이 성인의 조언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을 새롭게 했다. 특히 표현을 현대식으로 고쳐 누구나 쉽게 십자가의 성 요한 영성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책에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모든 저서와 그가 개혁 가르멜 수도회 수도자들을 지도하며 했던 말들, 그리고 자필로 남긴 권고들, 특히 여러 수도원을 방문해 나눈 영적 대화 가운데 기록된 말들이 담겨 그의 영성을 돌아보게 한다.

1장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털어내야 할 짐’과 2장 ‘하느님께 나아갈 때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는 우리 영혼이 교만과 허영,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며 성인의 조언을 따라 하느님을 찾아 나서기 위한 마음의 채비를 하게 한다. 3장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는가?’에서는 본격적으로 하느님 자녀로서 살아가는 법에 대해 배운다. 하느님 안에 살면서 더 또렷하게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 뜻을 헤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