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여인들 :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사도직 변천사」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21-03-16 수정일 2021-03-16 발행일 2021-03-21 제 3236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사도직 변천사 집필팀 지음/440쪽/2만2000원/분도출판사
하느님 나라 위해 헌신한 이 땅의 수녀들
하느님·이웃 사랑 실천 위해 13개 사도직 영역에서 펼친 여자 수도회 활동 총망라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일은 그에 따른 수많은 모험을 동반한다. 신앙의 성조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아브라함은 평온한 삶의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통해 하느님을 뵙는 은총을 누렸다.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수시로 아브라함과 같은 도전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역사(役事)에 묵묵히 함께해 온 이들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이들이 여자 수도자들이다.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여인들: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사도직 변천사」는 1888년 제7대 조선교구장 블랑 주교의 초청으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처음 한국에 진출한 이래 130년 넘는 시간 동안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일궈 온 여자수도회들의 헌신적인 여정이 담겨 있다.

이 책은 2015년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 지낸 ‘봉헌생활의 해’(Year of Consecrated Life)를 계기로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에서 시작된 수도생활 연구의 결실이다. 국내 51개 활동 수녀회가 참여해 2019년 출간한 자료집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사도직 변천사」를 기초로 여자 수도자들의 활동을 시대별, 분야별로 엮어내 이 땅에서 이뤄진 하느님 역사(役事)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말 그대로 격동의 시대라고 할 수밖에 없는 한국 근현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자 수도자들은 여성으로서, 하느님께 부름받은 수도자로서 한국사회와 교회 안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자 투신하는 삶의 정형(正形)을 보여 줬다.

유교 가부장제가 강한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과 가톨릭의 성직주의적 구조라는 이중적 한계 속에서 보여 준 여자 수도자들의 도전은 그대로 한국교회 역사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 됐다.

이 책은 ▲본당 ▲사회복지 ▲의료 ▲교육 ▲성지 ▲성서 ▲영성 ▲청소년 ▲미디어 ▲여성 ▲농촌, 군·경찰·교정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 ▲해외선교, 그리스도교 일치와 종교 간 대화 등 13개 사도직 영역에서 펼쳐진 여자 수도자들의 활동을 통해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의 지평이 어떻게 넓혀져 왔는지 돌아보게 한다.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회장 조성옥 수녀는 발간 축사에서 “이 책은 우리의 지향과 헌신이 새겨진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지금 여기의 도전과 부르심을 새롭게 모색하는 우리에게 귀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