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신앙심 바탕으로 평화 갈구했던 애국애족 정신 계승 신앙과 독립 의지 보여주는 유묵 등 사료 100여 점 전시 미완의 책 「동양평화론」 복사본 최후 순간 입은 명주옷 재현품 독지가 기증한 물품 등 소장 다양한 추모행사도 매년 개최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조선 독립을 외치며 조선 침략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토마스, 1879~1910) 의사. 올해는 그가 중국 뤼순감옥에서 장렬하게 순국(1910년 3월 26일)한 지 111주년 되는 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며 평화를 갈구했던 그의 숭고한 뜻은 아직도 이 땅에서 계속 승화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우동기)는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학술 연구를 위해 ‘안중근연구소’(소장 김효신)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안 의사 순국 111주년을 맞아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를 둘러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3월 12일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찾은 경산시 하양읍 대구가톨릭대학교 효성캠퍼스. 중앙도서관 건물 앞에는 지난 2010~2011년에 걸쳐 학교 측이 건립한 안중근 의사 추모비와 동상이 대학생들을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이하 안중근연구소)는 중앙도서관 옆 종합강의동에 자리하고 있다. 안중근연구소 입구로 들어서면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유품들이 전시된 기념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안 의사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는 사진 자료와 유묵 등 사료 100여 점이 전시돼 있었다. 가톨릭 신앙과 함께 독립투쟁 의지를 보여주는 유묵 ‘敬天’(경천)을 비롯해 안 의사가 의거 후 포박돼 서 있는 사진, 안 의사가 마지막 순간에 입었던 흰색 명주옷 재현품, 독지가들이 기증한 안 의사 관련 물품 등이 소장돼 있다. 또 안중근 의사가 동양평화에 대한 사상과 하얼빈 의거의 의미를 논술한 미완의 저술 「동양평화론」도 복사본으로 전시돼 있어 안중근연구소를 찾는 사람들이 안 의사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955년 안 의사의 딸 고(故) 안현생(데레사, 1902~1960)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남 장흥군에서 열렸던 위패 봉안식 사진이 눈길을 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안 여사가 1953~1956년 불문과 교수로 재직한 인연으로 안중근 의사에 대해 더욱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2년 10월 안현생 여사의 딸 황은실(당시 81세)씨가 대구가톨릭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안 의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