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한국 주교단, 미얀마 유혈 사태 우려 표명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n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03-16 수정일 2021-03-16 발행일 2021-03-21 제 3236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11일 춘계 정기총회 마치며 성명서 발표… “미얀마 형제·자매들과 형제애로 연대”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주교회의 통해 지원 계획도
염 추기경, 긴급 지원 나서

한국 주교단이 최근 미얀마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더 이상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미얀마와의 연대를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교단은 3월 11일 춘계 정기총회를 마치며 발표한 성명서 ‘미얀마 사태를 접한 형제자매들의 아픔과 슬픔에 함께하며’에서 “한국교회는 최근 이웃 나라 미얀마에서 일어난 폭력과 이로 말미암은 유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단지 자유, 민주, 평화를 외쳤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존엄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교단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며 “한국도 미얀마처럼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겪었고,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호소와 연대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면서 “한국교회는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이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는 미얀마 형제자매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형제애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마음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미얀마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적인 국가 공동체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교단의 성명서 발표는 미얀마주교회의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한국교회에 도움을 호소하면서 이뤄졌다. 주교회의는 미얀마주교회의를 통해 필요한 물질적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3월 12일, 미얀마 군부의 폭력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미얀마 국민들을 위로하는 서한과 긴급 지원금 5만 달러를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찰스 마웅 보 추기경(미얀마 양곤대교구장)에게 전달했다. 지원금은 주 미얀마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염 추기경은 서한에서 “미얀마 군부가 평화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한 진압과 폭력을 자행하는 소식을 접하며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군부가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미얀마 국민들께 깊은 연대를 표하며, 하루빨리 민주주의를 되찾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염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얀마의 경험을 듣기 위해 보 추기경을 한국으로 초청했고, 이후 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 보 추기경은 2018년 9월 1일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열린 ‘2018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참석해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지 않는 곳에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두 달 뒤인 11월 염 추기경은 미얀마를 방문해 어려운 상황을 직접 살펴 보며 ‘함께하는 교회’를 강조했다. 이후 해마다 미얀마에 지원금을 보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얀마 가톨릭교회에 긴급 지원금을 보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n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