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과 웃음에 천착한 반세기 돌아보다 풍만한 여체와 푸근한 곰 등 다양한 재료와 표현 시도 김수환 추기경 반신상 ‘눈길’ 수익 일부 중증 장애인 시설에 5월 31일까지 양평 카포레
모성을 나타내는 풍요로운 여체에 이어 곰을 주제로 한 작업들로 작품 세계를 확장한 고정수(프란치스코) 조각가가 지난 50년간의 조각 인생을 회고하는 대규모 전시를 갖는다.
3월 2일~5월 31일 경기도 양평군 카포레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엄선을 거쳐 선정한 150여 점의 작품들을 공개한다. 양평 주민인 고 조각가는 2019년 카포레 개관 때부터 이곳을 즐겨 찾으며 ‘이 공간에서 전시를 연다면 어느 작품을 어디다 배치할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다. 그런데 꿈은 현실이 돼 6개 갤러리를 갖춘 카포레 전관에서 전시를 갖게 된 것. 무려 1년에 걸쳐 면밀하게 검토하고 고심한 끝에 마련한 전시다. 당초 각각 모성과 곰을 나타내는 ‘너그러움과 웃음’을 전시 부제로 정했으나, 준비를 하다 보니 2020년이 작가가 대학을 졸업한 지 정확히 50년이 되는 해인 것을 알고 회고전으로 방향을 정하게 됐다고. 작가는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비롯한 넉넉하고 포근한 한국 여성을 그리기 위해 여체를 풍만하게 표현하는 한편 참을성과 푸근함을 지닌 곰을 의인화해 웃음과 치유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돌과 구리 등 전통적인 재료에서 벗어나 스테인리스, 한지, 공기 조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표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포레가 갤러리 카페이다 보니 여느 전시장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우선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 야외에서부터 고 조각가의 여러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마당, 옥상, 입구 할 것 없이 작품들이 놓여 있는데 특히 단란한 곰 가족들을 표현한 조각 작품들이 미소를 자아낸다. 카페 공간에는 작품들이 마치 소품인 듯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