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성빈센트자선회 회장 유기동 교수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2-16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21-02-21 제 323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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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통해 어려운 이웃 도우면서 저를 의사로 부르신 이유 찾았죠”
꾸준한 자선회 활동으로 병들고 가난한 이들 도와

유기동 교수는 “끝없이 봉사하는 사목자들을 보며 ‘낮은 곳에 머물자’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성빈센트자선회(이하 자선회)는 2002년 성빈센트병원 교직원 85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빈첸시오 아 바오로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고자 발족한 자선 단체다. 국내를 비롯해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 있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기동 교수(프란치스코·62·순환기내과)는 2012년부터 운영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2018년부터 회장직을 맡아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유 교수는 자선회가 1월 18일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행정복지센터에 지역 주민을 위한 난방비 500만 원을 전달한 것에 대해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등 현장에 있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우리 사회에 아직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며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교수는 자선회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19년 필리핀 대표적 빈민촌 빠야따스 지역 의료봉사 당시 수술비를 지원해 한 아이를 살린 일을 꼽았다. 그는 “아이가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상황에서 현지 병원과 연계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며 “수술 후 현지 병원이 보낸 사진 속 활짝 웃고 있던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에 하느님께서 날 의사가 되도록 인도한 이유를 찾은 듯 했다”고 회상했다.

자선회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병원 내 간병비 지원을 지속하고, 해외 현장에 파견된 이들과 연계해 의료비 및 현지 의약품, 필요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방글라데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노트북을 구매해 보낸 것도 그 일환이다. 국내에선 봉사현장을 담은 홍보영상 제작 외에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소규모 인원들로 그룹을 구성해 봉사를 해나갈 예정이다.

2005년 성빈센트병원 내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유 교수는 “원목 사목자들의 인도로 세례를 받고 그 안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낮은 곳에 머물자’는 마음가짐을 갖고자 많은 이들과 교감하고, 봉사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병들고 가난한 이들을 도왔을 때 미소에서 또 다른 마음의 양식을 얻는 것 같다”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보람을 동료, 선후배들과 나눌 수 있는 ‘자선회 전도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코로나19라는 시련이 그치고 언젠가 햇빛이 드는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자선회원들이 보여주는 봉사의 마음이 교회 안에서 생명수가 되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강물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