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교회사연구소, 「병인치명사적 上·下」 영인본 간행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1-02-02 수정일 2021-02-02 발행일 2021-02-07 제 323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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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박해 순교자 행적과 증언 기록

「병인치명사적」 표지와 내지.

1866년 병인박해 순교자 관련 기록 중 가장 풍부한 내용이 담겨 있는 「병인치명사적」의 생생한 기록을 영인본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는 「병인치명사적」 3~24권을 고화질 영인 작업을 거쳐 「병인치명사적 上·下」(상권 840쪽/7만 원, 하권 1776쪽/8만 원) 2권으로 출판했다.

「병인치명사적」은 병인박해 순교자들이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되는 과정과 29위를 시복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순교자들의 행적과 그에 대한 증언을 모은 기록이다. 병인박해 순교자들에 관한 시복조사는 박해가 일어난 지 10년 후인 1876년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예비 조사와 정보 수속(手續), 교황청 수속에 이르기까지 시복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기록했는데, 「병인치명사적」은 바로 이 과정에 모은 역사 기록물이다.

「병인치명사적」에는 순교자의 행적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이밖에도 그에 연관된 다양한 자료들도 수록돼있다. 「병인치명사적」 내에는 박해 시기 베르뇌 주교의 사목교서, 1882년 갈매못 순교자 이장보고서 등 교회 측 자료와 순교자와 관련된 관찬(官撰) 기록, 병인양요와 관련된 글, 일본인 학자의 한국 천주교 관련 저술 등도 담겨 있다.

현재 「병인치명사적」 원본은 발견되지 않았고, 1923~1925년 사이에 필사한 필사본 3~24권이 절두산순교성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에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영인본으로 출판된 책도 이 필사본에 해당하는 「병인치명사적」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1966년 「황사영 백서」를 시작으로 이번 「병인치명사적」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사연구자료를 29집에 걸쳐 간행해 왔다. 이렇게 연구자료를 영인본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연구자들이 원사료를 통해 연구에 영감을 받고, 더 정확하게 사료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는 “역사는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성찰하는 반성의 학문으로 자료의 뒷받침이 없는 역사 연구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연구소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료 영인 사업을 지속해서 하는 이유는 원사료가 주는 힘과 영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간행 취지를 밝혔다. 또한 “이 원사료와 함께 향후 나올 비판본을 병행해 더 많은 연구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