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 제24회 가톨릭 미술상 본상 수상자 회화 부문 유근영 화백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21-01-26 수정일 2021-01-26 발행일 2021-01-31 제 3230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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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적인 성화 항상 고민”
대전 목동성당 설치 작품
본당 100년사와 주보성인
조화롭게 표현한 대작 평가
“전혀 기대하지 않은 큰 상을 수상하게 돼 대단히 기쁩니다. 상을 받아서 기쁜 것도 있지만 수상 덕분에 저희 본당의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는 주임신부님 말씀에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제24회 가톨릭 미술상 본상 회화 부문 수상자 유근영(루카) 화백은 수상의 기쁨을 본당 주임신부님 및 신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수상작 ‘성 프란치스코와 목동성당 역사’는 작가의 소속 본당이기도 한 대전 목동성당(주임 엄강섭 신부)에 설치한 그림이다.

목동본당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성당 교육관 외부 입구 문 위 박공에 설치한 작품으로, 길이 5m 20㎝에 달하는 유화 대작이다. 가운데에는 본당의 주보성인인 프란치스코 성인이 있고, 좌우에는 목동 본당의 역사를 말해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1919년 축성된 성당부터 지금의 성당까지 네 개의 성당 이미지와 함께 프란치스코 성인이 사랑했던 작은 피조물들이 조화를 이루었다.

유근영 화백 수상작 ‘프란치스코와 목동성당역사’.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작업을 맡게 된 유 화백은 신고식을 호되게 치른 셈이다.

유 화백은 “수개월 동안 화실을 꽉 채운 채 캔버스를 세워놓고 그림을 그렸다”며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회고했다.

유 화백은 강렬하고 화려한 표현주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을 주로 그리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개성은 살짝 가미하는 데에 그치고 성인과 성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작업하는 동안 프란치스코 성인 ‘평화의 기도’를 자주 바쳤다는 유 화백은 “작업을 통해 프란치스코 성인과 가까워졌다”고 고백한다. 원래 비어있던 공간을 멋진 작품으로 채우게 되어 교우들도 대만족이라고.

이 작품 외에도 유 화백은 제자 장정일(베드로) 작가와 함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 이탈리아 화가 지오토가 그린 벽화를 천사들의 모후 수도원(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담벼락에 재현하는 한편, 수도원 내에 묵주기도 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대전가톨릭미술가회를 창립하고 회장을 역임한 유 화백은 “가톨릭 미술가로 활동하면서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는 화두는 우리 실정에 맞게 창의력을 발휘해서 한국적인 성화와 성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무엇보다 성당을 열심히 다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웃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