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적인 성화 항상 고민” 대전 목동성당 설치 작품 본당 100년사와 주보성인 조화롭게 표현한 대작 평가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작업을 맡게 된 유 화백은 신고식을 호되게 치른 셈이다.
유 화백은 “수개월 동안 화실을 꽉 채운 채 캔버스를 세워놓고 그림을 그렸다”며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회고했다. 유 화백은 강렬하고 화려한 표현주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을 주로 그리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개성은 살짝 가미하는 데에 그치고 성인과 성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작업하는 동안 프란치스코 성인 ‘평화의 기도’를 자주 바쳤다는 유 화백은 “작업을 통해 프란치스코 성인과 가까워졌다”고 고백한다. 원래 비어있던 공간을 멋진 작품으로 채우게 되어 교우들도 대만족이라고. 이 작품 외에도 유 화백은 제자 장정일(베드로) 작가와 함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 이탈리아 화가 지오토가 그린 벽화를 천사들의 모후 수도원(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담벼락에 재현하는 한편, 수도원 내에 묵주기도 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대전가톨릭미술가회를 창립하고 회장을 역임한 유 화백은 “가톨릭 미술가로 활동하면서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는 화두는 우리 실정에 맞게 창의력을 발휘해서 한국적인 성화와 성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무엇보다 성당을 열심히 다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웃었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