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사] 대전교구 한정현 주교
“모든 하느님 백성과 동행 통해 평생 의지하며 겸손하게 살 것”
전에도 부족했고, 지금도 한없이 부족하고, 앞으로도 턱없이 부족할 저 자신을 알면서도 그동안 한 인간, 사제로 그래도 하느님께 매 순간 감사하며 살려고 했습니다. 그런 감사가 교황님으로부터의 주교 임명 소식을 들은 이후 오늘 이 순간까지 제 입과 마음으로 발해지지 못했음에 그 누구보다 주님께 죄스럽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보다 “주님 왜 이런 겁니까?”라며, 진심어린 감사보다 날선 의문으로 지냈습니다. 그러기에 교회 공동체에게도 송구합니다. 다만 부족하고 나약하고 한없이 부끄러운 한 인간을 통해 당신의 구원 계획을 이어 가시려는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주님, 왜요?”라는 질문을 “주님, 그러하시군요!”라고 순명의 마음으로 고백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선배 주교님들, 특히 교구장 주교님, 총대리 주교님과 동료 사제, 수도자와 평신도, 모든 하느님 백성과의 동행을 통해 평생 의지하며 겸손하게 그 답을 구하며 살겠습니다.
그 동행을 위해 무엇보다 이곳 솔뫼에서 나시고 ‘위주광영’(爲主光榮)을 구하며 목숨을 바쳐 복음을 증거하신 한국 모든 사제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첫 사제 순교자와 이 땅의 모든 순교자들께 전구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