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대전교구 한정현 주교 서품] 서품 미사 이모저모

박영호 young@catimes.kr,사진 박원희·박민규
입력일 2021-01-26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21-01-31 제 3230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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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성인 태어난 솔뫼에서 새 목자 탄생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정부와 방역 당국의 감염 예방 조치 준수가 요청되는 가운데, 대전교구 한정현 주교 서품식 역시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에 즈음해 건립된 솔뫼성지 성 김대건 200주년 기념관은 희년의 기쁨과 함께 새 보좌주교 탄생의 기쁨으로 가득했다. 조촐하지만 뜻깊게 진행된 한정현 주교 서품 미사 당일 이모저모를 모아 본다.

◎… 코로나19로 인원 제한,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

최근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지역 집단 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날 서품식도 최소 인원을 유지하고 입구에서부터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진행됐다. 새 보좌주교 탄생을 축하하러 온 주교단과 사제단, 수도자와 신자들은 자발적인 체온 측정과 함께 일일이 인적사항을 기록하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했다.

◎… 교황, “하느님 백성을 친절하게 섬기라”

주교 서품식의 시작을 알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교 임명장’에는 새 주교의 탄생에 대한 교황의 감회와 따뜻한 권고가 가득 담겨 있었다. 교황은 임명장에서 “대전교구 공동체의 사목적 필요를 고려해 주교의 직무를 완수하기 위해 영성생활, 완수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박학함, 교의, 사랑 그리고 열정적인 사목 활동에 있어서 탁월한 한정현 주교를 선발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어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그들 신앙의 모범이 한없이 빛나는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께 전구하며 교구장 주교와 마음으로 화합, 협력하고 하느님의 백성을 친절하게 섬길 것”을 권고했다.

1월 25일 솔뫼성지 내 성 김대건 안드레아 기념관에서 거행된 주교 서품식 중 대전교구 한정현 보좌주교가 제대 앞에 엎드린 가운데 성인호칭기도를 함께 바치고 있다.

한정현 주교가 선배 주교들에게 안수를 받고 있다.

한정현 주교에게 주교 표지인 주교 반지를 끼워주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한정현 주교에게 주교 표지인 주교관을 씌워주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한정현 주교에게 주교 표지인 목장을 건네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 교구민 대표, 새 주교에게 꽃다발과 영적 예물

서품 예식을 모두 마치고 이어진 축하식에서, 대전교구민들은 새 주교를 위한 정성을 두 폭의 병풍에 담아 꽃다발과 함께 선물했다. 병풍에 아로새겨진 교구민들의 정성은 미사 영성체 11만6770회, 묵주기도 242만5600단, 십자가의 길 4만7570회, 희생 6만8800회, 성경 읽기쓰기 28만3150회, 화살기도 31만2400회, 사제를 위한 기도 31만300회, 주교를 위한 기도 31만5900회 등이다. 예상보다도 훨씬 많은 영적 예물을 받은 한 주교의 얼굴은 감격으로 가득했다.

◎… 하느님 백성, 계층별 대표들의 축하 나눔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들은 각 계층별로 새 주교 탄생을 축하하는 마음을 축사로 전했다.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맹동술(시몬) 회장과 여성연합회 탁선옥(히야친타) 회장의 축사에 이어 한 주교가 주교 임명 전 주임을 지낸 탄방동본당 초등학생 백선유(도미니카) 어린이는 “처음에는 딱딱하셔서 무서웠는데 알고 보니 따뜻하고 재미있는 분”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교구 청년들을 대표해 축사를 한 평협 청소년분과장 김호영(프란치스코)씨는 “청년 성서 연수에 참여한 모든 청년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주셨다”고 돌아보고 “보좌주교님과 교구 청년들이 더 많이 만나고 대화하며 함께 걸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교구 장애인들을 대표해 안인숙(가브리엘라)씨는 “수많은 양들이 주교님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며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손과 발이 돼 양떼를 이끌어 주시길 청한다”고 말했다.

◎… 사제단 대표 김유정 신부, ‘함께 걸어가는 사제단’ 다짐

동기 사제이며 교구 사제단을 대표해 축사에 나선 대전가톨릭대 총장 김유정 신부는 주교 직무의 엄청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뜻에 순명한 한정현 주교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담아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김 신부는 특히 사제단 모두가 교구장 및 총대리 주교, 그리고 이날 새로 주교단의 일원이 된 한정현 주교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바탕으로 복음화를 실현해 나가는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을 다짐했다.

◎… 부모님과 가족들에 대한 깊은 감사

한 주교는 서품 예식과 축하식을 모두 마치면서 답사를 통해 모든 은인들을 한 분씩 거명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어 서품미사를 모두 마치기 위해 진행자가 “모두 일어나십시오”라고 하자, 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나서, “한 주교님께서 꼼꼼하고 자상하게 모든 분들에게 감사했는데 정작 부모님은 빼 놨다”며 “부모님과 형제, 가족들, 조카와 이모님들까지 모두 앞으로 모시고 나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주교는 “오늘의 한정현 주교가 있기까지는 이 모든 분들의 특별한 사랑과 기도가 필요했다”며 큰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시하자고 권했다.

한정현 주교가 대전교구민들이 준비한 병풍에 새겨진 영적 예물을 받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한정현 주교 부모가 서품 예식 중 두손모아 기도하고 있다.

박영호 young@catimes.kr,사진 박원희·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