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신임 이사장 정신철 주교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21-01-26 수정일 2021-01-29 발행일 2021-01-31 제 323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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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덕 실천, 하느님께서 주신 지상 명령… 더 많은 나눔 절실”
나눔으로 기쁘게 사는 것 한국카리타스 기본 취지
팬데믹 계속되는 상황에 어려운 이웃도 더 늘어나
복음 말씀 실천 위해서라도 올해 많은 도움 주시길 부탁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올해는 1월 31일)은 해외 원조 주일이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식 해외 원조 기구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하 한국카리타스)은 세계 최대 규모 가톨릭 국제 구호 기구인 국제카리타스 회원 기구로서 162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과 협력해 전 세계 가난한 이웃들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원조 주일을 맞아 한국카리타스 신임 이사장 정신철 주교를 만나 한국카리타스의 위상과 활동, 해외 원조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정신철 주교는 한국교회가 전 세계인들에게 받은 만큼을 돌려주고 나눠줌으로써 기쁜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기본 취지이며, 이는 신앙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애덕 실천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해외 원조 기구의 기본 이념은 나눔과 베풂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삶 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말씀에 따라 주는 것, 베푸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는 우리 신자들이 되기를 바라고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월 25일 한국카리타스 신임 이사장에 취임한 정신철 주교(인천교구장)는 이사장직을 맡게 된 소감을 이와 같이 밝혔다.

정 주교와 한국카리타스의 인연은 2014년 이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정 주교는 “부족한 사람이 중책을 맡게 된 것 같다”며 “전임 김운회 주교님께서 후덕한 인품과 폭넓은 학식 속에서 한국카리타스 시작 때부터 많은 노력을 해 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감당하게 될지 두려운 마음도 앞서지만 앞으로 한국카리타스 홍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10년 설립된 한국카리타스는 출범한 지 10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한국카리타스와 그 활동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카리타스가 무엇인지, 해외 원조 주일 헌금을 걷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홍보에 대해 등한시했다는 부족함은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매체와 교육을, 각 교구 방문을 통해 알리는 활동을 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 주교는 활동에 있어서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해외 원조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또 1980년대 중반까지 해외의 많은 원조를 받아서 한국교회가 성장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이제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뤄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는데 아직도 ‘우리도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풍요로움 속에서 살다 보니까 어느 틈에 우리만을 바라보는 죄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주교는 한국카리타스를 통해 모든 신자들이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가 받은 만큼을 돌려주고 나눠줌으로써 기쁜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 한국카리타스의 기본 취지이고, 이는 신앙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애덕 실천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 주교는 한국카리타스와 타 NGO단체의 차이점에 대해 신앙과 도덕·윤리가 다른 것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정 주교에 따르면 NGO 활동은 이념과 카테고리에 따라 나눠질 수 있고 언제든 하다가 안 할 수도 있는 데 반해 “신앙은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절대적인 필수요소이며, 애덕 실천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상 명령”이라는 것. 따라서 타 NGO 단체와 한국카리타스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은 자칫 신앙을 도덕주의로 폄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주교는 후원회원들에 대한 인사도 함께 전했다.

“사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후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 많이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겠다고 하면서 도움을 주셨다”며 “후원을 해주신 모든 신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머리 숙여 다시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올해 해외 원조 주일은 코로나19로 인한 미사 축소로 예년처럼 2차 헌금을 걷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정 주교는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 6,37)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에 따라 모금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신자들에게 호소했다.

“특별히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점점 어렵고 힘들어져 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향해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보는 그런 해외 원조 주일이 됐으면 좋겠고 앞으로 우리의 삶도 그것을 신앙 안에서 생각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정 주교는 신자들에게 “여러분의 도움을 통해 전 세계 더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나눔의 사랑을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려우시겠지만 올해도 많은 도움을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