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 신앙교리성 "낙태아 세포로 개발된 백신, 윤리적 수용 가능”

입력일 2020-12-28 수정일 2020-12-29 발행일 2021-01-01 제 3226호 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백신 주사 맞는 선택은 공동선 증진 위한 수단”

【바티칸 CNS】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다른 대안이 없다면 낙태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계로 개발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도 윤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앙교리성은 “이러한 백신의 합법적 사용이 낙태된 태아에서 유래한 세포계의 사용을 도덕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약회사와 각국의 보건 당국은 따라서 의료진과 백신 주사를 맞는 사람들이 윤리 문제에 맞닥뜨리지 않는 백신을 생산·승인·배포·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앙교리성은 지난해 12월 2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백신 사용의 윤리성에 대해’라는 제목의 공지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7일 이 문서를 검토했으며 발표를 승인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신앙교리성은 여러 주교들과 교회 기관, 전문가들로부터 지난 세기 낙태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계로 연구·생산된 백신 사용의 윤리성에 대한 지침을 내려줄 것을 요청받았고, 이번 공지는 이 요청에 대한 응답이다. 신앙교리성은 윤리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코로나19 백신을 찾을 수 없다면 낙태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계로 연구·생산된 백신도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어 신앙교리성은 제약회사와 보건당국이 윤리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세포계를 사용해 아무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백신을 생산·승인·배포해 달라는 교황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신앙교리성은 “백신을 맞는 것은 윤리적 의무는 아니며, 자발적으로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교리성은 “윤리적 관점에서 백신 주사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뿐만 아니라 공동선을 증진하기 위한 의무”라고 밝혔다. 대유행을 막을 다른 수단이 없다면 특히 가장 약하고 전염원에 노출된 이들을 위해 백신 주사를 맞는 것이 공동선 증진을 위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신앙교리성은 또 양심을 이유로 낙태된 태아의 세포계를 사용한 백신 주사를 거부하는 사람은 “다른 예방 수단과 적절한 행동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신앙교리성은 “제약회사와 각국에 코로나19 백신이 가장 가난한 나라들에게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제공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 돼, 가난한 나라는 취약한 보건과 경제·사회적 빈곤 상황에서 살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