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제1대리구 포승본당, ‘드라이브 미사’ 봉헌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0-12-21 수정일 2020-12-22 발행일 2020-12-25 제 3225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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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맞추고 성체성사 기쁨 누려요”

라디오 송출 허가 받아 방송
성당 마당·주차장서 미사 참례
사제가 차량 찾아와 성체분배

조성경 신부가 12월 20일 제1대리구 포승본당 주차장에서 차량에 탑승한 신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감염 우려 없이 성체성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비대면 미사가 마련됐다.

제1대리구 포승본당(주임 조성경 신부)은 12월 12일부터 코로나19에 대비한 대안 사목인 ‘드라이브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드라이브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은 봉사자 안내에 따라 성당 마당과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다음, 차 안에 있는 라디오를 틀고 무선 주파수(FM 90.5MHz)에 주파수를 맞추고 미사에 참례한다. 성체는 조성경 주임신부가 직접 주차장과 성당 마당으로 가서 차 안에 있는 신자들에게 분배한다. 신자들은 차 안에서 성체를 모신 뒤, 미사가 끝나면 귀가한다.

본당 드라이브 미사는 조 신부와 본당 사목위원들이 코로나19 시기 대안 사목에 대해 9월 논의를 거쳐 마련한 방안이다. 드라이브 미사를 하는 국내 본당들과 개신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조 신부는 이후 드라이브 미사에 필요한 라디오 주파수를 받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종교 활동 지원을 위한 승차 종교활동’에 맞는 무선국 개설허가를 신청해 12월 9일 최종 승인을 받았다. 드라이브 미사에 필요한 규격에 맞는 라디오 송출기를 마련할 때도 한 신자가 국내 규격에 맞는 라디오 송출기를 기증하며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신자들은 환영하고 있다. 19일 오후 7시 미사와 20일 오전 11시 주일 미사에는 81명의 신자들이 드라이브 미사에 참례했다. 김선경(루치아)씨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를 모실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며 “드라이브 미사를 생각한 신부님과 사목위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당은 앞으로 신자들에게 드라이브 미사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를 참고해 개선점들을 보완해 갈 계획이다.

이삼식(힐라리오) 본당 총회장은 “신자들이 신앙적으로 흔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드라이브 미사를 준비했다”며 “신자분들이 차 안에서도 성전에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미사를 봉헌해, 온전한 성체성사의 기쁨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조 신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육적인 건강과 함께 영적인 건강에도 소홀히 하지 않길 바란다”며 “여건이 되시는 분들은 신앙생활 습관화를 위해서라도, 자유롭게 본당과 교회에서 마련된 다양한 비대면 미사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더불어 “라디오 송출 허가를 위한 준비과정이 꽤나 복잡하고 어렵다”며 “교구 차원에서 드라이브 미사를 희망하는 본당을 조사해 일괄 진행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교구와 정부지침에 따른 비대면 미사를 주례하는 조성경 신부.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