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특집]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개막

특별취재단
입력일 2020-12-01 수정일 2020-12-02 발행일 2020-12-06 제 3222호 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순교 영성 본받아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 깊어지는 한 해 되길”
전국 각 본당 일제히 개막미사 봉헌
한국주교단도 명동대성당에서 미사
순교길 도보순례와 특별기획전 시작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를 주제로 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하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이 11월 29일 전국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11월 29일(대림 제1주일)부터 2021년 11월 27일(대림 제1주일 전날)까지 이어지는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이 시작된 이날, 한국천주교회 주교단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선포식을 가졌다. 또한 전국 여러 교구와 본당에서도 성 김대건 신부가 보여 준 순교 정신을 되새기는 미사를 봉헌했다.

◎…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공식 개막미사는 11월 29일 낮 12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 주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등 한국천주교회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이날 미사 참례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수칙과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명동대성당에 입장했다. 명동대성당에 입장하지 못한 신자들은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미사에 참례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운데) 등 주교단이 11월 29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개막미사 중 강복하고 있다. 사진 박지순 기자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보내면서 모든 교우들이 순교 영성을 본받아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갈라 5,6)의 가치가 더욱 깊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성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우리 신앙 선조들은 차별이 엄격하던 신분사회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평등사상을 실천함으로써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이어 2021년 역시 탄생 200주년이 되는 최양업 신부도 언급하며 “희년을 맞아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김대건 신부님과 최양업 신부님이 보여 주신 사제적 열정과 사목적 헌신을 깊이 묵상하며 신앙의 쇄신을 이루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사 중 전대사 교령 낭독 및 전대사 안내, 환영 및 감사 인사(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 프란치스코 교황 강복 메시지(대독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대통령 축사(대독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이 이어졌다.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이용훈 주교에게 전달한 강복 메시지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형제적 애덕과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눈부시게 증언함으로써 마침내 영웅적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통령 축사가 끝난 뒤에는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제작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메달’을 조용만 사장이 이 주교에게 전달했다.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을 함께 기념하는 메달은 1만200개를 한정 제작해 11월 30일부터 선착순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또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3D로 제작한 성 김대건 신부 흉상 축복식도 열렸다.

◎…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개막미사가 봉헌되던 시각,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임 가신 길, 임 따라 걷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성 김대건 신부 치명 순교길 도보순례를 실시했다. 본래 신자들과 함께하는 행사로 준비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제단만이 참석했다. 오후 1시 우포도청터에서 시작해 오후 5시경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마무리된 이날 순례는 옥승만 신부(서울 순교자현양위 사무국장)가 인솔을 맡았고 노현기 신부(서울대교구 기획연구팀 담당), 전동진 신부(서울대교구 해외교포사목 담당), 최요안 신부(서울대교구 성소국 차장)가 참석했다. 사제단은 박순집 증언록에 나온, 성 김대건 신부가 형장으로 이동할 때 보라색 겹저고리를 입었다는 점에 착안해 순례 내내 보라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대교구 사제단이 11월 29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치명 순교길 첫 순례 출발지인 서울 중구 우포도청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제공

◎…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은 희년 개막을 하루 앞둔 11월 28일 오전 10시 희년 기념 특별기획전 ‘오랜 기다림, 영원한 동행’을 개최했다. 특별기획전은 염 추기경이 주례한 개막미사로 막을 올렸으며, 미사 후 염 추기경과 미사를 공동집전한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와 유경촌·구요비 주교 등이 전시를 관람했다.

이번 전시는 올해 초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이 박물관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진행한 대수선 공사를 희년에 앞서 마무리한 뒤 열려 의미를 더했으며, 성 김대건 신부 생애를 ▲오랜 기다림 ▲찰나의 만남 ▲영원한 동행, 영원한 그리움으로 나눠 구성했다.

염수정 추기경(오른쪽 첫 번째)이 11월 28일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개막한 희년 기념 특별기획전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박지순 기자

◎… 교구별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미사도 봉헌됐다.

대구대교구는 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 집전으로 11월 29일 오전 11시 대구 계산주교좌성당에서 희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장 주교는 강론에서 “우리는 오늘 대림 제1주일과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그리고 교구 10년 장기 사목 표어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첫 2년을 맞이했다”면서 “이 은혜로운 시기에 주님께서 맡겨주신 소명과 이웃사랑 실천을 잘 실천해 나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구대교구장 지정 희년 순례 성당 중 하나인 주교좌계산본당은 희년을 맞아 성 김대건 신부 유해를 희년 기간 동안 현시할 예정이다.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가 11월 29일 대구 계산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개막미사 중 성 김대건 신부 유해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 신동헌 기자

부산교구 내 각 본당과 기관은 11월 29일 오전 교중미사에 일제히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손삼석 주교는 오전 11시 남천주교좌성당, 교구 총대리 권지호 신부는 오전 11시 중앙주교좌성당, 울산대리구장 김영규 신부는 오전 10시30분 울산 복산성당에서 미사를 주례했다. 손 주교는 “하느님과 성모님에 대한 김대건 신부님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언제나 어려운 상황을 용기 있게 극복할 수 있는 내적 바탕이 됐다”며 “희년을 지내는 동안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마르 12,30) 하느님을 사랑하신 김대건 신부님의 영성을 우리의 삶에 깊이 새기자”고 말했다.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가 11월 29일 오전 11시 남천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희년 개막미사 중 강론을 하고 있다. 부산교구 전산홍보국 제공

인천교구도 같은 날 오전 11시 인천 주교좌답동성당에서 총대리 이용권 신부 주례로 희년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이용권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성 김대건 신부님의 순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신앙을 더없이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지,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슴에 품어야 할 진정한 희망이 무엇인지 묵상하게 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영원한 생명과 행복에 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신앙의 사람으로, 또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랑의 사람으로 희년을 살아가야 하겠다”고 요청했다.

이밖에 각 교구 본당별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미사를 봉헌하거나 보편지향기도를 바쳤다.

인천교구 총대리 이용권 신부가 11월 29일 오전 11시 인천주교좌답동성당에서 희년 개막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 민경화 기자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