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하며 문화공연도 만끽하는 열린 공간 ‘명품 순례길’ 조성 MOU 일환 김대건 신부 정신 알리는 계기 앞으로도 다양한 공연 계획 청년 김대건길 스탬프투어도
11월 7일 오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은이성지(전담 이상훈 신부) 성 김대건 기념관 앞에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했다. 오후 4시부터 열린 음악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용인문화재단(이사장 백군기·이하 재단)이 주관하고 교구가 장소 협찬한 ‘청년 김대건의 길을 걷다’ 공연은 은이 성지를 방문한 100여 명 관중 앞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한정림 음악감독과 뮤지컬 배우 홍지민·임정모·이정빈씨, 배우 강신일씨가 참여해 ‘위로’를 주제로 가요, 재즈 등 다양한 음악들로 무대를 꾸몄다. 재단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이번 공연은, 11월 3일까지 홈페이지에서 관중을 모집하고 야외에 무대를 마련하며 모두 함께 하도록 했다. 이번 공연은 1월 30일 교구와 용인시가 맺은 ‘명품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의 일환이다. 재단은 같은 주제로 14일에는 제1대리구 원삼본당(주임 유승우 신부) 고초골공소에서 1시간 동안 교향곡 공연을 열었다. 재단은 앞으로 순례길에 있는 성지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경희 재단 공연전시팀장은 “역사적인 장소인 은이성지를 알릴 수 있도록 문화공연을 준비했다”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첫 사목지이자 순교 전 마지막 미사를 봉헌한 장소인 만큼 ‘청년 김대건 순례길’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신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생애에 담긴 열정을 부각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신자 여부를 떠나 많은 이들이 가족, 연인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성지를 찾은 이들은 공연 전 성지 내 김가항성당에서 사진을 찍으며 김대건 신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얼마 전 미리내성지를 다녀왔다는 전영주씨는 “코로나19로 외출도 못했는데 성지에서 공연을 보며 힐링이 된 것 같다”며 “비신자지만 종교를 떠나 성지에서 공연으로 함께하며 같이 공감하고 위로받는 기회가 자주 마련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평소 청년 김대건 순례길을 걷기 위해 은이성지에 방문한다는 이지민(체칠리아·제1대리구 보라동본당)씨는 “코로나19로 어디 나가기 힘들어서 우울했는데, 공연을 보면서 많은 위로가 된다”며 “자연 속에서 공연을 즐기며 신자·비신자 상관없이 위로받고 성지에서 김대건 성인이 보여 준 박애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