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세계평화기도회, 교황과 타 종교 지도자 함께 평화와 형제애 주제로 기도

입력일 2020-10-27 수정일 2020-10-28 발행일 2020-11-01 제 3217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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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야말로 인류 생존 유일 방안”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10월 20일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함께 로마 아라 첼리에 있는 성모대성당에서 세계 평화 기도회를 주례하고 있다. CNS

【로마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그리스도 타 종파, 이슬람교, 유다교, 시크교, 불교 지도자들과 만나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만남과 협상, 분쟁 중단과 화해 추구, 온화한 정치 언어와 선전, 진정한 평화의 길을 개발하는 것만이 전쟁을 끝내고 인류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교황과 종교 지도자들은 10월 20일 로마의 카피톨리노 언덕에 함께 모여 각자 종교 공동체에서 평화와 대화, 형제애, 가난한 이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앞서 종교 지도자들은 각자 종교의 신자들과 ‘누구도 홀로 구원받지 못한다 : 평화와 형제애’라는 주제로 기도회를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타 종파 그리스도인들은 아라 첼리에 있는 성모대성당에서, 유다인은 몇 구역 떨어진 로마 유다인 회당에서, 무슬림, 불교인, 시크인, 기타 종교인은 로마시청과 성모대성당 부속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에서 기도를 드렸다.

이들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캄피돌리오 광장에 모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전쟁, 내전 등 희생자를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모대성당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불확실성, 특히 폭력의 위협에 직면하면 사람은 당연히 자기 자신과 친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그리스도인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죽음을 앞둔 예수에게 군중과 수석 사제들이 ‘너 자신을 구해 보아라’라고 한 말은 극히 인간적인 본능에서 나온 말이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을 구하라는 복음은 구원의 복음이 아니며, 참된 복음이라면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십자가를 지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모임은 로마 산 에지디오(Sant’Egidio) 공동체가 준비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6년 아시시에서 세계평화기도회를 연 이래 산 에지디오 공동체는 매년 전 세계 종교, 정치, 문화 지도자를 초청해 평화를 위한 대화와 기도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대개 며칠 간 지속되는 이 종교간 기도회에서는 평화 유지, 종교간 대화, 가난한 이에 대한 봉사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회와 워크숍이 열린다. 하지만 올해 기도회는 코로나19 때문에 기도회만 열렸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지구에 대한 배려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에서 필히 우러나오는 응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동시에 이 시간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는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고 기도하고 행동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인류형제애 고등위원회의 무함마드 압델살람 사무총장은 알 아즈하르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이맘(이슬람 수니파 최고지도자) 메시지를 대독했다.

알타예브 대이맘은 메시지를 통해 지난 10월 16일 파리 근교에서 무함마드를 모독했다고 교사를 참수한 사건을 비난했다. 그는 “이처럼 극악무도한 범죄로부터 또한 이처럼 일탈적이고 거짓된 사상을 받아들이는 모두와 결별하기로 하느님 앞에서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서명한 종교간 대화와 인류의 형제애에 관한 문서를 재확인하면서, 편견과 인종차별, 세계화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