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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의 집, 제8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 수상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10-05 수정일 2020-10-06 발행일 2020-10-11 제 3214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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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째 배고픈 이웃에 ‘밥 한술의 따뜻한 위로’ 
노숙인·쪽방촌 거주자 등 500여 명 무료 급식
매일 20여 명 봉사자 참여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도 음식 포장해서 나눔 이어가

서울 영등포동에 위치한 토마스의 집 전경. 가톨릭대 홍보팀 제공

‘빵이 곧 생명’이라는 모토로 가난하고 소외된 노숙인들을 위해 무료 점심 급식을 27년째 이어오고 있는 서울 영등포동 노숙인 무료 급식소 ‘토마스의 집’(담당 김종국 신부)이 제8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을 수상했다.

가톨릭대학교(총장 원종철 신부)는 “지난 27년 동안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보살피는 가톨릭 인본주의 정신을 적극 실천한 점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봉사를 중단하지 않고 묵묵히 이어가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토마스의 집에는 하루 500여 명의 노숙인과 인근 쪽방촌 거주자들이 찾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도움 없이 단체 및 개인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일 20여 명의 급식 봉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무료 급식소들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토마스의 집은 대면 급식 대신 주먹밥, 라면, 과일, 음료수, 달걀, 떡 등을 봉투에 담아 배부하는 방법으로 급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국 신부는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을 수상하게 돼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토마스의 집 봉사자들은 우리 이웃이 길거리에 쓰러져 있을 때 가서 끌어안고 부축해 주는가 하면 배고픈 이웃들에게는 밥 한술의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일들이 주님의 이끄심이라 여기고 힘들어 하는 우리 이웃들이 한 끼의 식사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계속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는 주먹밥 등을 만들어 사랑을 나눴는데, 이 한 끼 식사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하느님 은총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은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이원길(베르나르도, 1917~2001) 선생의 삶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가톨릭대가 2013년 제정한 상이다. 가톨릭대는 가톨릭 인본주의를 삶 속에 실천하고 사회에 확산하는 데 공헌한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제8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 시상식은 10월 8일 가톨릭대 학생미래인재관에서 열렸으며, 수상자에게 상금 1000만 원과 상패가 전달됐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