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형제애’에 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꿈

입력일 2020-10-05 수정일 2020-10-06 발행일 2020-10-11 제 321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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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세 번째 회칙 「모든 형제들」을 반포했다. 교황은 회칙을 통해 그리스도인을 비롯해 모든 인류가 서로 동등한 존엄성을 인정하고 형제애를 발휘해 서로를 형제자매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해 현재의 인류가 겪고 있는 빈곤과 인종차별, 폭력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극복할 방안으로 형제애를 제시한 것이다.

특히 교황은 새 회칙에서 코로나19가 온 인류에 가져온 영향을 성찰했다. 교황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정의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늦추고 있으며, 코로나19는 새로운 형태로 민족주의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쓰고 버리는 일회용 문화가 더욱 퍼지고, 모든 것을 연결시킨 세계화는 오히려 고립과 편협을 초래하고 있음을 한탄했다.

이번 회칙에는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형제애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간 계속 강조해 왔던 가치다. 교황은 선출 직후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신자들에게 인사하며 “형제애로 맺어진 온 세상을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교황은 새 회칙 속에 형제애를 바탕을 둔 정치와 국가관계로 변화해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사회를 이루자는 호소를 담았다. 형제애는 고립의 문화, 배척의 문화로부터 벗어나 평화와 공존을 꿈꿀 수 있게 한다.

형제애를 바탕으로 서로 만나고 대화하길 바라는 교황의 꿈이 담긴 새 회칙이 앞으로 교회와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