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세상에 이럴 수가?

김문회(알렉시오)
입력일 2020-09-08 수정일 2020-09-08 발행일 2020-09-13 제 3211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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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에 일어났던 일이다. 월요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성당 장례미사에 참례해 선종한 고인 명복을 빌었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선영으로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곳이라고 했다. 평소 본당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는 연령회원 부탁으로 갑자기 장지 수행을 하게 됐다.

나는 그 전에 월요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미사 반주가 예정돼 있었다. 수원에서 버스로 오전 8시에 출발해 10시에 도착하여 장례예식을 다 치르고 나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았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연령회원님과 함께 영구차에 올라탔다. 파주시 선영 가까운 곳에 도착해 하관 예식이 진행됐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는데도 끝나지 않아 걱정됐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먼저 내려왔다. 시골길이라 교통이 불편한 탓에 한참이나 지나서야 한 택시를 만났다.

“의정부 지하철역 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주세요. 서울시청역에서 내려 도보 10분 걸리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봉헌되는 오후 2시 미사에 늦지 않게 도착해야 합니다”라고 택시기사에게 급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의정부역으로 가는 길은 교통이 혼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의정부역 아래 망월사 전철역으로 모실게요, 마침 제가 볼일이 있어 가는 길입니다” 라고 택시기사가 말해줘서 시간이 쫓기는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웠다.

택시비로는 ‘기름값’만 받겠다고 했다. 얼른 기쁘게 드렸다. 망월사 전철역에서 출발해 오후 1시20분쯤 서울시청역에 도착했고, 1시40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도착해 미사 반주에 임할 수 있어 너무나 신기해 주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 교통이 혼잡했던 그 곳에서 그 택시 기사를 만난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김문회(알렉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