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근현대 순교자 시복시성에 관심과 기도를

입력일 2020-09-01 수정일 2020-09-01 발행일 2020-09-06 제 3210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한국교회는 매년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내고 있다. 한국교회는 설립 초기인 1790년대부터 1870년대까지 혹독한 박해기를 거쳤고 수많은 순교자가 탄생했다. 교회에 대한 박해는 조선시대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뒤 공산치하의 북녘 땅에서는 교회에 대한 체계적인 박해가 이어졌다. 신상원 보니파시오 아빠스와 동료 37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가 바로 대표적인 순교자들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신앙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은 이들 고귀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작업에 한창이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추진하는 신상원 보니파시오 아빠스와 동료 37위 등 덕원 순교자에 대한 예비심사는 지난해 마무리 돼 교황청 시성성에 조서가 제출됐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에 대한 예비심사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남북이 갈려져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들의 순교와 성덕을 밝히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인 교회에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이들 근현대 순교자의 시복시성은 교회 당국의 노력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에 대한 신자들의 큰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다. 대다수가 한국전쟁 전후로 순교한 이들은 이념을 떠나 신앙을 위해 목숨을 희생함으로써 사랑과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의 어둠과 아픔이 있는 곳에서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진리와 정의를 증거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한 이들의 순교 정신을 따르고, 이들의 조속한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