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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박사, ‘샌프란시스코 체제와 북한’ 주제로 두 번째 박사 학위 취득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08-18 수정일 2020-08-18 발행일 2020-08-23 제 320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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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민족화해위원회 차원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체제와 북한’을 주제로 지난 7월 박사학위를 취득한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 운영 연구위원 박문수(프란치스코) 박사의 다짐이다. 박 박사의 이번 논문은 신학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두 번째다. 평신도 신학자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2017년 3월 북한대학원대학교에 입학한 박 박사는 “역사를 통해 현실을 반추하고자 하는 이번 주제는 입학하기 3년 전부터 기도 안에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라며 소련이 해체되면서 냉전체제가 종식된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에 냉전체제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꼽았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1951년 9월 8일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국과 일본 사이에 맺어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의거해 설계된 국제 질서를 뜻한다. 박 박사는 “이는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구축한 미·일 동맹 중심의 자유주의 동맹체제”라며 “이후 유럽의 냉전체제가 동아시아로 넘어와 세계적 냉전체제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체제의 구축은 한국전쟁 발발과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으로 가속화됐다. 미국은 이때부터 동아시아에서 소련 대신 중국을 주요 봉쇄 대상으로 삼기 시작하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동맹을 맺은 것이다.

박 박사는 오늘날 경색된 미·중 갈등의 원인을 여기서 찾으며 “샌프란시스코 회의를 평화회의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힘의 논리 안에서 폭력으로 동아시아 질서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도 남북의 노력을 넘어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 주변 나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역사적으로 긴 안목 안에서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