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작은 나눔은 큰 나눔으로 모인다

입력일 2020-08-11 수정일 2020-08-11 발행일 2020-08-16 제 320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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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이 7월 한 달 동안 절제의 미덕을 실천해 가난한 이웃을 물질적으로 돕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결식아동 지원을 위한 잔반 줄이기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퍼네이션’(Funation) 형태의 이웃돕기로 재미(Fun)와 기부(Donation)가 합쳐진 개념이다. 좋은 취지로 기부를 해도 마음 한 켠에 부담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재미라는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흔쾌히 기쁘게 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캠페인이라고 볼 수 있다.

성빈센트병원이 7월 한 달간 매주 2회씩, 모두 8회를 진행한 이번 캠페인은 잔반을 남기지 않고 식사를 마친 교직원 수에 따라 500원씩 기부금액을 늘려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잔반 없이 식사를 한 교직원들은 하트 모양의 스티커에 소속 부서와 이름을 적어 캠페인 게시판을 채웠다.

현대 사회를 특징짓는 많은 표현 중에 ‘풍요 속의 빈곤’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평균적으로 보면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곳으로 성장했다. 풍요는 물질에 대한 소중함을 잊게 하고 낭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들고 있다. 잔반도 마찬가지다. 남겨서 버리는 음식 값은 물론 버리는 음식을 처리하는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자신이 먹을 만큼만 식사를 해서 잔반을 없애면 그만큼 낭비를 줄이는 것이고 낭비를 줄인 금액을 우리 사회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사용한 것은 절제와 나눔의 선순환을 떠올리게 한다. 재미와 절제, 나눔을 모두 실천한 성빈센트병원 캠페인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 교회 안에서 작은 나눔이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보다 확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