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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회의 진단과 이후의 사목방향 모색] 인터뷰 /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연구팀 담당 이영제 신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07-14 수정일 2020-07-14 발행일 2020-07-19 제 3204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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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며 소통하는 예수님 모습 닮아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 키워드는 ‘매력’과 ‘동반’
일상에서 하느님 사랑 체험하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 살아야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연구팀 담당 이영제 신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 키워드로 ‘매력’과 ‘동반’을 꼽았다.

이 신부는 우선 “우리는 모두 파견 받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파견해 준 분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선교를 위해서는 단순히 외적인 매력이 아니라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세상에 예수님이 계셨다면 아주 매력적이셨을 것”이라며 “단순히 도구를 통해 교리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나’를 통해 하느님께서 일하실 수 있도록 내가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하느님 현존을 체험하는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이전에는 일정한 공간에서 느끼는 거룩함이나 성스러움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했다면 이제는 매일의 일상적 삶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제는 선교의 효율성보다 ‘본질’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해 왔던 시스템적 선교 방식에서 더 나아가 신자들이 성사를 몸으로 살아가고 ‘증거하는 삶’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최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 세례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예비신자들만 봐도 스스로 종교에 의지하고 싶어 찾아온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하느님께 나를 의탁할 수 있는 믿음이 있으면 선교할 수 있는 용기와 힘, 지혜가 자연스레 생깁니다. 그래서 선교는 하나의 ‘선물’이자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이들이 맺는 ‘열매’입니다.”

또 이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대화’라며 “복음을 선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동반”이라고 밝혔다.

“대화하고 소통하는 예수님 모습을 장착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로 동반해 주고 삶의 어려운 이야기와 고민에 함께 아파하는 사람이 돼야 하죠.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삶으로 전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좋은 기회입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