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룰루랄라 사회교리’ 연재 시작한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부소장 김민 신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0-05-12 수정일 2020-05-12 발행일 2020-05-17 제 319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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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에 응답한 교회를 보면 자신이 할 일 알게 돼”

센터 홈페이지 통해 공개
사회교리 회칙들 소개하며 신앙의 눈으로 세상 보고
그리스도인 할 일 깨닫게 해

김민 신부는 “교회가 사회정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응답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내야하는지 알아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그동안 사회교리를 너무 몰랐습니다. 덜 부끄러웠으면 좋겠어요. 교회가 사회정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응답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아 갈 계획입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부소장 김민 신부(예수회)는 센터 홈페이지(https://advocacy.jesuit.kr)에 ‘룰루랄라 사회교리’ 연재를 시작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신부가 연재를 시작한 사회교리는 아일랜드 출신 도날 도어 신부의 사회교리 회칙 해설서 「가난한 이와 지구를 위한 선택」(오경환 신부 옮김/분도출판사/1987)을 교재로 풀어나간다. 1983년 초판을 발행한 도날 도어 신부는 꾸준히 사회교리 회칙 내용을 추가해 2016년에 중판본을 냈다. 이 책은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이 발표한 최초의 사회교리 회칙 「새로운 사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까지 사회교리 회칙을 역사적 맥락에 따라 안내한다.

김 신부는 “딱딱한 사회교리 내용이 처음부터 와 닿은 것은 아니다”며 “사회교리가 사회와 교회의 부단한 대화의 산물이라는 맥락에 따른 흐름을 알고 나니 함께 나눠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신부는 “레오 13세 교황은 왜 그 시기에 사회교리 회칙을 발표했을까?”라며 반문했다. 18세기 유럽은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 생산과정에서 기계가 도입됨에 따라 노동자들은 실직했고 심각하게 인권이 유린됐다. 국가권력도 노동자를 탄압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외친 마르크스가 등장했다. 이 사상은 지식인과 노동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많은 신자들도 교회를 떠나 이 운동에 가담했다.

김 신부는 “이러한 노동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교회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사회교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보다 이렇듯 시대 상황 안에서 응답한 교회의 모습을 바라보고 우리의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늘날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성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신부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 신부(예수회)를 비롯해 사회교리에 관심 있는 청년들은 이 책으로 공부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김 신부는 “공부모임을 하면서 교회에 대한 청년들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 느끼고 있다”며 “여기서 나온 청년들의 신선한 목소리와 함께 연재를 풀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2010년 설립된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사회적 약자와 외국인 노동자, 난민 등을 옹호하고 생태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신부는 “사회정의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것”이라면서 “교회는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