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성사 없는 교회는 있을 수 없다

입력일 2020-04-27 수정일 2020-04-28 발행일 2020-05-03 제 319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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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 천주교회 통계」가 발표됐다. 각 분야별 통계를 짚어보면 복음화와 관련해 희망적인 지표는 일부에 불과하다. 특히 세례성사와 관련해선 2010년 통계와 비교해 유아 세례자 수는 30.7%, 어른 세례자 수는 46.5% 비율 감소했다. 혼인성사 또한 지난해보다 건수 자체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성사혼 비율은 더욱 감소했다. 다만 판공성사를 포함한 고해성사 비율은 전년 대비 0.4% 증가했으며, 병자성사와 첫영성체는 각각 4.4%와 4.2% 증가한 수준을 보인다.

성사생활 관련 통계는 신앙생활의 현 주소를 짚어보게 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시고 교회에 맡긴 ‘은총의 징표’들이다. 또한 성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에 대한 원의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빌면, “교회 없는 성사는 있을 수 없고, 성사 없는 교회도 있을 수 없다.” 신자들이 성사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현실을 그저 진단만 하고 있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활동 사제 수와 신자 전체 수를 대비해 보면, 각 본당 사제들이 모든 성사를 적극 지원하기엔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사 담당 사제’를 본당에 파견, 고해성사 집전을 비롯해 각종 성사와 준성사, 공동체기도 등을 도우며 본당사제의 사목활동을 지원하도록 한 부산교구의 사례 등은 주목할 만하다. 신자 개개인의 내적 성장은 물론 본당사목 활성화에도 힘이 되는 시도다.

각 사목현장에서 신자들이 각 성사생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이유를 명확히 인식하고 대안 제공에 박차를 가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장애인들의 성사생활 지원에도 더욱 구체적인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