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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유튜브 채널 ‘신소재’-신부들이 소개하는 재미있는 신앙 콘텐츠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0-04-13 수정일 2020-04-14 발행일 2020-04-19 제 319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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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이 딱딱하다고? 이걸 보면 달라질걸?”
수원가대 출신 사제들 주축
각양각색 릴레이 강론부터
짧고 쉽고 누구에게나 열린 다양한 콘텐츠 만들어 제공

신소재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 갈무리.

“신부님들이 이리 귀여우셔도 되나요? 흥겨움으로 잠시나마 미사 없는 상황을 위로받네요.” “진짜 멋지다. 중간에 성호경 스웩(swag)까지! 이렇게 청년들에게 가까워지는 가톨릭, 너무 보기 좋아요! 사랑해요ㅠㅠ”

2020년 3월 3일, 유튜브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그러자 이 같은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도대체 무슨 영상이길래 이렇게 뜨거운 반응일까?

총 46초짜리 이 영상에는 신부 4명이 최신 유행하는 ‘아무노래 챌린지’에 도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익살스런 표정부터 재빠른 춤 동작, 신이나 ‘으하하’ 웃어버리는 모습까지 딱 영락없는 요즘 청년들이다. 단, 신부를 상징하는 로만 칼라와 검은 사제복만 빼고 말이다.

이 영상뿐만이 아니다. 해당 영상이 실린 유튜브 채널에는 이렇게 젊은 신부들을 가깝고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영상들이 올라온다. 신부들이 바닷가에서 뛰어놀고, 집에서 운동기구로 장난치고, 일명 수능 금지곡인 ‘존중합시다, 리스펙!’ 영상을 패러디하기도 한다.

이처럼 신부들의 친근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은 바로 ‘신소재’다. ‘신부들이 소개하는 재미있는 신앙 콘텐츠’라는 뜻으로, 신소재 회원들이 따로 찍은 ‘개인 콘텐츠’부터 함께 만든 ‘공동 프로젝트 콘텐츠’, 청년 신자 등과 협업한 ‘개방형 콘텐츠’ 등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유튜브 채널 ‘신소재’가 시작된 건 2017년 서품받은 수원가톨릭대학교 일부 신부들이 의기투합하면서다. 지난해 10월 신부들은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많은 신자 분들과 신앙 안에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눠보자”고 뜻을 모았고, 정식 구성원으로 신부 14명이 모였다.

그렇게 모인 신부들은 원래 올 하반기 채널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되면서 예상보다 빠른 올해 2월 29일 채널을 열게 됐다. 영적 갈증을 느끼고 있을 신자들을 위해 ‘릴레이 강론’을 3월 1일부터 전하려고 그렇게 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 달 넘게 매일 올라온 릴레이 강론 영상들에는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진 신부들이 각양각색으로 강론하는 모습이 실려 있다. 3개월 차 새내기 토마스 신부는 성전을 배경으로, 귀염둥이 뀨 신부는 3일 동안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 강론을 한다. 미국·프랑스 등에서 유학 중인 신부들은 현지에서 강론을 전해오기도 한다.

특히 신소재에서는 릴레이 강론 외에도 다양한 신앙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다. 진지하지만 무겁진 않은 이러한 신앙 콘텐츠들에는 신부들과 함께 성가를 부를 수 있는 ‘신부님들은 뭐하고 놀아요? 성가’ 콘텐츠, 신종아리 신부가 그리는 그림을 보며 예수님을 그리는 ‘예수님을 그려보아요’ 콘텐츠, 신앙생활의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신앙생활’ 콘텐츠 등이 있다.

유튜브 채널 신부들이 소개하는 재미있는 신앙 콘텐츠 ‘신소재’에 올릴 영상을 편집 중인 대표 양두영 신부. 양두영 신부 제공

무엇보다 청년·청소년을 주 시청자층으로 삼고 있는 만큼 신소재 영상들은 짧고 쉽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현재도 신소재 회원들은 수원가대 출신 수원·원주·춘천교구 사제 22명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원하는 사제들은 교구·나이·수품년도·사목 분야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제들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청년·청소년들은 모두 신소재와 협업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예컨대 하나의 성가 뮤직비디오를 참여 공모 등을 통해 장면별로 청년·청소년들이 찍어 보내고, 이를 신소재가 모아 하나의 영상으로 제작해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신소재 대표 양두영 신부는 “특별히 청년·청소년 신자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며 “신소재가 ‘신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님을 만나면 우리의 삶은 축제가 된다는 말처럼, 신앙을 의무적인 것이 아닌 자유롭고 편안한 삶이라는 점을 저희를 통해 느끼실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양 신부는 “‘가톨릭’하면 가장 많이 먼저 보시는 것이 사제일 텐데, 사제들이 딱딱하면 가톨릭에 대한 접근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느님은 딱딱한 분이 아니구나, 좋은 분이구나’ 느끼실 수 있도록 저희의 무겁지 않고 기쁘고 즐거운 모습을 통해 ‘주님 안에서 사는 삶이 정말 이렇게 즐겁다’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