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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3주년 기념사] "하느님 나라 건설에 매진하겠습니다”

입력일 2020-03-24 수정일 2020-03-24 발행일 2020-03-29 제 318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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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93년의 역사는 도전과 모험의 연속
식민통치 아래서 믿음 지킨 청년 정신 이어받아
복음선포의 도구로서 힘찬 발걸음 디뎌 나갈 것
찬미 예수님!

일제 암흑기이던 1927년 4월 1일, 복음과 교회 소식을 이 땅에 널리 알리고자 열망했던 일단의 청년들이 시작한 가톨릭신문이 올해로 9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조국성화를 꿈꾸며 이 청년들이 만든 작은 월간 회보는 온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매스컴으로 성장했습니다. 한없는 사랑과 자비로 가톨릭신문을 성장시켜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지금까지 따뜻한 지지와 때로는 사랑의 채찍질로 격려해 주신 독자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93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 가톨릭신문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굉장히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도 천주교 전래 236년 만에 처음으로 ‘신자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가 없는 사순 시기를 보내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가톨릭신문사는 이러한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부득불 지면을 줄여 발행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이 사태가 안정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3월 22일자 신문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란에는 급성림프구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황다연양을 위한 성금 전달 기사가 실렸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독자들이 무려 4967만1715원이나 되는 큰 성금을 보내오셨습니다. 신문 발행을 준비하던 저를 포함한 가톨릭신문사 직원 모두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여주신 독자들의 사랑에 큰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톨릭신문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93년이라는 가톨릭신문의 역사는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습니다. 격변하는 현대사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하느님 말씀을 찾고 이 땅의 신앙 공동체와 함께 해왔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가톨릭신문사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또한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지난(至難)한 식민통치 아래서 하느님 말씀에 목말라하던 청년 그리스도인들의 기개와 믿음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3년 동안 가톨릭신문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복음선포의 도구로서 그 사명을 다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100주년을 바라보는 지금, 우리는 이 고난을 이겨내고 교회 안에서 시대의 징표를 살피며 한국과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계속 디뎌 나갈 것입니다.

가톨릭신문이 매스컴 사도직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독자들의 끊임없는 성원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4월 1일 가톨릭신문 창간 기념일에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디오니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