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교회, 노년이 주는 선물 받아들여야”

입력일 2020-02-04 수정일 2020-02-04 발행일 2020-02-09 제 318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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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사목 회의 참석자에
“노년은 질병 아니라 특권 ‘쓸모없는 부담’ 통념 버리고 그들 위해 사목 틀 바꿔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31일 교황청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가 주관한 노인사목 관련 국제회의 참석자들에게 강복을 내리고 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노년은 질병이 아니라 특권이며, 교구나 본당이 노인 신자들을 무시하면 거대하고도 계속 커나가는 큰 자원을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1월 31일 교황청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이하 평신도가정생명부)가 주관한 노인사목 관련 국제회의 참석자들의 알현을 받았다. 교황은 이날 참석한 600여 명의 노인사목 일꾼들에게 “교회는 각 가정과 공동체에 있는 수많은 노인들의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사목활동의 틀을 바꿔야 한다”면서 “사목의 모든 단계에서 더 긴 기대수명을 고려해야 하며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평신도가정생명부는 1월 29~31일 로마 아우구스티니아눔 교부학 전문대학원에서 ‘오랜 삶이 주는 풍부함’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열었다. 이는 교황청 부서가 주관한 첫 노인사목 관련 회의였다.

교황은 “몇몇 사람들은 생산성과 활력의 쇠퇴 때문에 은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은퇴연령에 다다른 이들도 여전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더 많은 자유를 갖고 있다”면서 “교회는 노년이 주는 선물을 받아들이고 노년을 공동체의 쓸모없는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통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은 “노년은 질병이 아니지만, 노년의 고독은 질병이 될 수 있다”면서 “자선활동과 친밀감, 영적 위로로 우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오늘날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교육에 무관심하지만 조부모들은 손자녀들의 신앙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사목자들은 조부모들이 어린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신앙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고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가 주관한 노인사목 관련 국제회의에서는 ‘노인과 함께 하는 교회’와 ‘가정과 노인’, ‘노인의 성소’를 소주제로 노인사목을 위한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은 1월 29일 개막 연설에서 “노인을 위한 사목은 새로운 것으로 우리는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면서 “우리의 역할은 노인사목이 어떻게 진행돼야 할지 윤곽을 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럴 추기경은 “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구혁명’을 중요한 시대의 증표로 인식해 이에 대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 교회는 단순하게 인구혁명에 대한 사회학적·경제적·인류학적·정치적 영향을 분석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영성을 돌볼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케빈 추기경은 기대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노인이 동반하는 사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빈 추기경은 “쓰고 버리는 문화와 취약 계층을 소외시키는 경향에 맞서 장수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시대의 증표와 교회의 가르침, 노인들의 경험에 귀 기울여 전 세계 각 교구가 활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지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