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원천’ 물로 세례…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 태초부터 물은 생명과 풍요의 원천 죄의 얼룩 씻는 정화 예식에 쓰여 세례성사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 세례, 그리스도교 입문성사로서 성령 안에 사는 삶으로 들어가는 문 오늘날 주수세례가 일반적이지만 세례당이나 세례반·세례대 등 전통적으로 세례 공간 따로 마련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마태 3,16)
물에서 올라온 예수에게 하늘 문이 열리고,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원이 밝혀졌다.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가 요한에게 세례 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며, 세례 성사의 기원도 여기에 있다. 곧 예수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하늘에서 들려오는 음성을 통해 하느님의 아들임이 계시됐고,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파견됐다. 또한 예수의 세례는 죄로 물든 인간들과 맺은 유대 관계를 표명한 것이며, 물의 세례를 통해 죄를 사하는 힘을 부여했다. 이처럼 물은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세례의 본질적 요소다. 성경과 교회 전통 안에서 생명을 상징하는 물의 의미를 살펴보고, 세례가 이뤄져 온 공간들을 알아본다. ■ 물–생명의 상징 물은 태초부터 생명과 풍요의 원천이다. 교회는 노아의 방주 사건을 세례를 통한 구원의 표징으로 보았고, 홍해를 건너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은 ‘세례 받은 새 백성’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이 요르단강을 건넘으로써 약속된 땅을 선물로 받았는데, 이는 세례로써 영원한 생명을 상속 받은 것을 뜻한다. 아울러 구약성경 안에는 물로 부정을 씻는 예식에 대한 전통도 나타난다. 특히 정화 예식은 바빌론 유배 이후부터 예수 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됐으며, 회당에서는 이를 위한 시설도 마련됐다. 구약의 모든 사건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되듯이, 물의 생명성도 예수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절정에 이른다. 이때 나오는 세례를 뜻하는 그리스어 ‘밥토’(bapto), ‘밥티조’(baptizo)는 사전적으로 ‘물에 넣다’, ‘물속에 잠그다’라는 의미가 있다. 즉 기본적으로 세례는 ‘담그다’라는 말을 의미한다. 또한 ‘씻는다’는 말도 의미하는데, 이는 죄의 얼룩을 제거하며, 생명의 원천인 물로 상징화된 그리스도의 새로운 생명을 나타낸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