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삽질’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11-12 수정일 2019-11-12 발행일 2019-11-17 제 3170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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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4대강의 진실’ 말한다

제작비 22조2000억 원. 영화 ‘삽질’에 대한 블랙 유머다.

11월 14일 개봉한 영화 ‘삽질’(제작 오마이뉴스, 배급 엣나인필름)은 12년에 걸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갓 태어난 신생아에서 백 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1인당 45만 원을 부담한 격인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 4대강 사업은 대한민국 모두를 잘살게 해 주겠다는 감언이설을 내세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서 비롯했다.

오마이뉴스 편집국장·부사장을 지낸 김병기 감독은 이명박 후보가 ‘한반도 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을 때부터 취재를 시작해 지금까지 12년 넘게 탐사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영화 ‘삽질’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들의 뒤통수를 쳤다”고 단언한다. 영화의 제목인 ‘삽질’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말 그대로 삽으로 땅을 판다는 의미 외에도 ‘별 성과 없이 삽으로 땅만 힘들게 팠다는, 헛된 일을 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내포한다. 다큐멘터리다 보니 이 영화의 주연은 이명박, 이재오, 김무성, 정종환, 이만의, 권도엽 등 이명박 정부와 연관된 관료들이다. 이에 맞서 4대강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김병기 감독 외에도 ‘금강 요정’이란 별명을 지닌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등이 출연한다.

한편 영화 중간에는 4대강에 반대하는 시민·종교단체에 대한 사찰을 지시한 청와대 보고 문건이 공개돼 충격을 더한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4대강 사업 시작 전부터 이 사업을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사업”으로 규정했고, 2009년에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를 결성해 지속적으로 미사·기도회를 가졌다.

김병기 감독은 “제2, 제3의 4대강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진실을 알기 위해 영화를 꼭 봐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삽질’은 제11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수상작이다. 상영시간 94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