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군종신부 양성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온 유수일 주교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11-05 수정일 2019-11-05 발행일 2019-11-10 제 3169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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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테러로 고통받는 희생자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합니다”
교황청 관련 부서 주최로 열려
“사목자들 긴장 상황 대비하며 고통받는 이들 인권보호 노력”

“언제든 전쟁과 재앙으로 인해 고통 받는 희생자들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군종교구의 역할은 사목적인 사랑의 시선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것입니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지난 10월 29~31일 이탈리아 로마 아우구스티노 교부학 대학원에서 교황청 주교성과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인류복음화성 주최로 개최된 ‘국제 인권법에 대한 가톨릭 군종신부 양성을 위한 제5차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제네바협약 70주년을 기념하며, ‘군사 분쟁 상황에서 박탈된 자유, 군종신부의 사명’을 주제로 세계 각국 군종교구장, 군종신부, UN관계자, 국제적십자 위원, 군인, 대학교수 등 200여 명이 모여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에 참가했다.

총 6개 세션 중 유 주교는 4번째로 진행된 ‘특수한 상황의 억류’ 발제를 진행했다. 발제는 슬로바키아 군종교구장 프란티섹 라벡(Frantisek Rabek) 주교와 네덜란드 해군 제독 출신 마티유 보르스붐(Matthieu Borsboom)이 맡았다.

10월 29~31일 이탈리아 로마 아우구스티노 교부학 대학원에서 개최된 ‘국제 인권법에 대한 가톨릭 군종신부 양성을 위한 제5차 국제회의’ 참석자들이 10월 31일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유수일 주교. 군종교구 제공

유 주교는 “라벡 주교와 보르스붐 전 제독은 다국적 분쟁이 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다양한 문화 충돌 상황에서 인권이 억압받는 현실을 설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종신부들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인권이 강조된 이 세션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했다”면서 “우리나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 주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국가 전쟁이나 내란, 테러집단의 게릴라 전투 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남북이 갈라져 긴장상태에 있지만, 실제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전쟁과 테러에 대비해 군종신부들은 사목자로서 역량을 갖춰야 하고, 희생자들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주교는 “‘보호’가 이번 회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라며 “사목자들은 사랑의 마음으로 고통 받는 희생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물심양면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회의 마지막 날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이 있었다. 유 주교는 “교황님은 이 세미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전쟁 등의 상황에서 인간 기본권이 제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다음과 같은 교황의 메시지를 소개했다.

“사랑하는 군종교구장 및 군종사제들이여, 여러분이 군인들의 양심을 길러주는 사명을 수행하면서 여러분 사목에 맡겨진 이들이 가슴으로 국제 인권법 규정들을 수용하도록 하는 데 계속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자신이 복음의 말씀,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나를 찾아 주었고’(마태 25,36)에 의해 인도되도록 하십시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