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조광호 신부 개인전… 120여 다양한 작품 선보여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10-22 수정일 2019-10-22 발행일 2019-10-27 제 3167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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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의 창, 저 너머엔
11월 4일까지 갤러리1898

조광호 신부의 ‘여여(如如)의 창’.

대표적인 ‘사제 화가’로 은퇴 이후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광호 신부(인천교구)가 다양한 장르의 작품 120여 점을 출품하는 대형 개인전을 연다.

10월 23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총 3부로 이뤄진다.

제1부는 ‘여여(如如)의 창’ 시리즈 유리화, 제2부는 ‘관조하는 인간’(Homo Contemplans) 드로잉이고 제3부는 성모자(聖母子)에 관한 페인팅이다. 특히 제3부는 교회미술사에 나타나는 성모자 양식을 조 신부가 나름대로 패러디해 그린 작품들이다.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주제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이번 전시는 사제로서 작가가 일생을 거쳐 고민해 온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종합적인 전시다. 또한 주제에 따라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조 신부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진리의 창, 로고스의 암호’(The Code of Logos)라는 화두를 붙인 작업의 결산”이라며 “그림은 나에게 하늘을 향한 노아의 방주의 창과 같았다. 창이 없는 노아의 방주는 죽음의 방주였겠지만, 빛과 공기를 통하게 하는 방주의 창은 하느님을 향해 열린 생명과 희망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조 신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있으면서도 없이 계시는 하느님’, 만물 속에 숨어 계신 하느님의 신비한 묘유(妙有)의 배후로서의 하느님을 경외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감추어진 신성의 어두움을 향하여 나는 이제 내 작업의 종착지를 향하여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 본다. 이 세상 어디에나 있는 창, 안과 밖이 따로 없어 한 번도 열린 적이 없고, 닫힌 적이 없는 적막하고 고적한 창. 그 앞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죽는 날까지, 황홀한 외로움으로 서성이는 바람처럼 머물다 가기를 원한다.’(작가노트 중에서)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이자 인천가톨릭대 명예교수인 조광호 신부는 국내외에서 30여 회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으며, 대구 주교좌범어대성당, 부산 남천주교좌성당 유리화와 서울 서소문성지 기념탑 및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철교 구간 대형 벽화 등을 제작했다.

※문의 02-727-2336~7 갤러리1898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