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서울 노동사목위, 청년들이 말하고 나누는 사회교리 ‘울림’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9-17 수정일 2019-09-17 발행일 2019-09-22 제 316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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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노동, 가톨릭 청년들의 생각은?
청년 스스로 고민하며 대화
공감과 연대의 문화 요청
희망 주는 교회 역할 강조

청년들이 말하고 나누는 사회교리 ‘울림’이 9월 7일 오후 서울 동교동 청년문화공간JU에서 열렸다. ‘울림’에 참가한 청년들이 인권과 노동을 주제로 그룹토의를 하고 있다.

교회와 사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과 노동 문제를 교회 내 청년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이주형 신부, 이하 노동사목위)는 9월 7일 오후 서울 동교동 청년문화공간JU 5층 니콜라오홀에서 사회교리에 대해 청년들이 말하고 나누는 ‘울림’을 진행했다.

‘울림’에 참가한 20여 명의 청년들은 조를 나눠 ‘인권’과 ‘노동’ 문제를 주제로 토의하고 발표했다.

인권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차별받고 있는 우리 주변 이웃들을 돌아보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노동사목위는 ‘장애인’, ‘성소수자’, ‘청년’, ‘여성’, ‘이주민’, ‘노인’ 등을 차별받는 주변 이웃들로 제시했고, 참가자들은 이들 중 한 부류를 선택해 조별로 의견을 나눴다. 각 조에서 선택한 차별받는 이웃들은 모두 달랐지만, 인간은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똑같은 존엄성을 지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청년’을 차별받는 이웃이라고 선택한 조에서는 “오늘날 청년들은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고 있다”며 “청년이 사회 안에서 잘 적응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돕는 법안을 마련해야 하고,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예수님도 청년이었던 것을 기억하며 교회가 청년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아낌없이 나눠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오늘날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의 이야기가 담긴 ‘91년생 노엘라의 편지’를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눴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편지 내용에 공감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때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울면서 집에 들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인간이 대체가능한 소모품인가?” 등 참가자들은 청년 노동자로서 겪고 있는 고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이어 사회교리의 주요 내용들을 읽고 교회의 시선으로 노동을 바라봤다. 참가자 이지호(요셉피나·서울 쑥고개본당)씨는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에 인간을 존중하는 것이 하느님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유지될 때 인간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주형 신부는 “사회적인 가치와 대비되는, 연대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 청년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대화하는 자리가 중요하다”면서 “오늘 모임에서 배우고 나눈 인간존엄성에 대한 사회교리의 메시지를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며 큰 울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울림’의 심화과정을 열어 사회교리에 관심 있는 청년들의 열정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