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함께 걷자 믿음의 길] (12) 인간의 존엄성

정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4-02-18 수정일 2014-02-18 발행일 2014-02-23 제 288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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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인간 생명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고백한다. 그분께서는 어머니가 뱃속에 태아를 품어 신체와 기관을 갖추게 하듯이, 사랑의 숨결로 우리를 귀하게 창조하셨다.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약속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해 계속하시는 새 창조의 거룩한 뜻에 동참할 사명으로 초대됐다.

■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우리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인간은 바로 이 목적 때문에 창조됐으며 이것이 인간 존엄성의 근본적인 이유다. 인간 개개인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녔으므로 존엄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 하느님을 닮은 모습은 인간의 본질과 존재가 가장 심오한 방식으로 하느님과 구조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 남자와 여자의 창조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상대방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다른 사람이건 간에 모든 사람들의 최종 목적이며 완성인 하느님의 모습이 반영돼 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르지만 동등한 존엄과 가치를 지닌다. 남녀는 특별히 생명에 대한 소명을 지니고 다른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살아간다. 이들이 하느님과 맺는 관계는 인간 생명을 신성하고 침해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도록 한다.

■ 인간의 자유와 악의 유혹

인간은 그 영혼과 지성과 의지의 능력에 힘입어, ‘하느님 모상의 탁월한 표징’인 자유를 받았다. 도덕적 삶을 실천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증언한다. 그러나 인간은 유혹에 넘어가 악을 저지름으로써, 자신 안에 선에 대한 갈망은 계속 간직하고 있지만 그 본성은 원죄로 상처를 지니게 됐다.

그리스도의 은총은 죄가 우리 안에서 훼손한 것을 회복시킨다. 나아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이런 하느님의 자녀가 되면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를 능력을 얻어 변화되며, 올바로 행동하고 선을 행할 능력을 지니게 된다.

■ 참 행복을 향한 인간의 갈망

인간의 존엄성은 하느님의 참 행복에 대한 소명 안에서 완성됨으로, 인간은 마땅히 이런 완성을 자유롭게 지향해야 한다. 참 행복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소명을 나타내며 그리스도인의 독특한 생활양식과 태도를 밝혀준다.

참 행복은 우리 마음에 있는 악한 본능을 정화하고, 무엇보다 우선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권유한다.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부나 안락에 있지 않고, 인간적인 영예나 권력에도 있지 않으며, 제아무리 유용해도 과학이나 기술, 예술 등 인간 업적에도 있지 않으며, 어떤 피조물 안에도 있지 않고 오로지 모든 선과 사랑의 근원이신 하느님께만 있다고 가르친다.

■ 공동선을 위한 사회공동체의 인권운동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존재다. 인류의 창조주 하느님께서 이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고립된 존재로 창조하지 않으셨으며, 오직 사회적 존재가 되기를 바라셨다. 그러므로 사회생활이란 인간에게 외부적인 것이 아니며, 인간은 오직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만 성장하고 또 자신의 사명을 수행함으로써 참 행복을 실현할 수 있다.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한 사회공동체의 노력 가운데 ‘인권운동’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요구에 실질적으로 부응하려는 가장 중요한 시도들 가운데 하나다. 인권은 참 행복을 위해 보편적이고 침해할 수도 양도할 수도 없으며,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호돼야 한다.

믿음의길 212~223p.

인간은 도덕적·윤리적 삶을 실천하며 생명을 수호해야 한다. 사진은 미국 피닉스의 한 병원에서 뱃속 아기가 분만 전에 의사의 손가락을 쥐는 모습. 【CNS】

정리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