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백민관 신부가 엮는 신약성서 해설] 383 티베리아스 바닷가에 나타나심(Ⅰ)

백민관 신부ㆍ가톨릭대 교수
입력일 2012-03-20 수정일 2012-03-20 발행일 1996-07-21 제 2012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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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사람낚는 어부의 삶을 암시
요한 21, 1~3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다음 주일 저녁에 토마까지 참석한 열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을 본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났다. 유대인들의 과월절 축제 8일이 끝났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는 주님의 약속이 있었고, 또 갈릴래아는 대부분 제자들이 고향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갈릴래아로 갔다.

복음설교의 중심지

그들은 자기들 집에도 가보고 사람들에게 예수의 부활소식도 전하고 하느라고 2~3일이 걸렸을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열흘가량이 지났다. 갈릴래아는 예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복음설교를 하신 중심지였고 특히 갈릴래아 바다는 수상설교, 수상보행 등 제자들에게 당신을 알리는 마당으로 사용하셨고 바다 연안에서 사람들에게 빵의 기적을 행하신 곳이기도 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세상 포교의 대 사명을 주시려는 이때 갈릴래아가 제자들과의 만남의 장소로는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요한 복음서는 이 만남의 장소를 티베리아스 바다라고 하였다. 티베리아스 바다는 갈릴래아 바다 또는 겟네사렛 호수라고도 불리며(대목44)연안도시 티베리우스는 갈릴래아 지방의 수도이다(대목 102). 예수께서 이 근처에서 그물의 비유 말씀을 하신 일이 있다(대목93).

의심많은 토마도 함께

요한 복음서는 예수께서 부활 후 약속장소인 갈릴래아에서의 첫번째 만남을 이곳 티베리아스 바다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전하고 있다. 딱히 어느 장소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 근처에서 물고기 기적과 베드로의 사람낚는 어부 임명이 있었고, 산상설교가 있었다(대목45).

이번 제자들과의 만남에는 시몬 베드로를 중심으로 디디모(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 갈릴래아 가나 출신의 나타나엘, 제베대오의 두 아들(야고보와 요한) 그리고 또 다른 두 제자, 이렇게 일곱명이 모여있었다. 이상 거명된 제자들중 네명(베드로, 제베대오의 두 아들, 나타나엘)은 예수께서 첫번째로 부르신 제자들이고, 특히 베드로 야고보 요한은 예수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는 예수부활 후 의심하는 토마로 알려져 있던 관계로 그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모임에 끼어있는 듯하다. 나머지 두 제자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아마도 어촌 벳사이다 출신이며 어부였던 안드레아와 필립보일 것이라는 설이 있다. 안드레아는 베드로와 동기간이며 사도명단에 짝지워져 소개되며 필립보는 처음 제자로 불릴 때 나타나엘을 예수께 데리고 간 사람이다 (요한2, 44이하).

약속잊고 생업에 종사

그렇다면 이들 대부분은 예루살렘을 떠나 자기 집으로 돌아와 본래 생업에 종사하였고 나타나엘과 토마는 베드로를 따라와 같이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 열한 제자들 중 다른 네 제자는 우선 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이것은 제자들이 아직도 예수의 갈릴래아에서의 만남의 약속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같은 배를 탄 제자들

베드로는 집에 있던 어구들을 챙겨 솜씨있는 고기잡이에 나선다.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라고 동료들에게 말한 것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은 앞으로 사람낚는 어부(루가5, 10)로서 이 사업에 앞장서는 광경을 표상한다. 다른 네 제자들은 이 고장 출신 어부였고 토마와 나타나엘은 산간지대 출신으로 고기잡이를 모르지만 이들은 모두 같이 일하러 가겠다면서 함께 배에 올랐다. 그들도 앞으로 같은 배를 타고 사목어장에서 일할 것이기 때문이다.

갈릴래아 바다에서는 어민들이 낮보다 밤에 출어한다. 밤에 고기가 더 잘 잡히기 때문이다(루가5, 5). 오늘의 제자 어부들도 밤 새워가며 고기잡이를 하였다. 밤에 잡힌 물고기는 아침에 신선한 상태로 팔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오늘밤 밤새워가며 그물질을 하였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백민관 신부ㆍ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