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가톨릭신문에 보도된 말기 암 환자를 돌보는 어느 신부님의 기사를 읽으며 나의 주위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떠올렸다.
「암」.
물질 문명과 함께 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에 살면서도 암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가 보다.
레지오 활동을 하며 문병 다닐 때면 환자와 함께 아파 눈물을 흘렸고, 호스피스 교육을 통해 암말기 환자의 간병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친척 가운데 2명이나 암선고를 받았다는 것을 알았을때,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을 애써 살았는데, 몸 속에 그런 병이 생겼을 줄이야…. 그리고 가족들의 슬픔은 오죽 하겠는가?
지금도 그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런 병에는 안 걸릴 줄 알았어요』라며 눈물을 흘리는 그들을 보며 묵주기도를 했다.
원래 절에 다녔던 한 친척은 어느날 「십자가 줄(묵주)」을 보내달라며 말했다. 그래서 성서와 기도서 묵주를 쥐어주고 이렇게 말했다.
『고통 모두를 주님께 봉헌하고, 삶 자체를 맡겨버리세요.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 질 꺼예요』
나는 주님께서 고통받는 그들을 이끌 당신의 작은 도구로 쓰기 위해 부르셨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주님, 무슨 일이나 하실 수 있는 당신이기에 고통받는 이들이 당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또한 간병하느라 수고하는 자녀들과 환자 배우자들께도 위로와 평안함을 얻게 하시고, 당신자녀로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모든 고통받는 이들이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주님께 봉헌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두손을 모아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