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06-13 제 130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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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드는「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제일 먼저 요구되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마음의 안정이나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면서도 이를 현실적으로 가능케 해주는 사랑의 실천에는 모두가 인색한 것 같다. 지나치게 자신에게만 집작한 나머지 참으로 자신을 위한 일에는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 오늘날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온갖 사회문제도 이웃을 외면한 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나라의 경제 질서야 어떻게 되든 나한 몸의 立身榮達만 꾀하면 된다는 생각이 빚은 소위 어음 사기 사건을 그 얼마나 많은 사람의 아픔을 가져왔는가. 1년에 수억원이란 천문학적 액수의 유흥비를 탕진 했다고 하지만 과연 이로써 그들의 마음이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까. ▲ 참으로 상상하기 조차 힘든 돈을 유흥비로 뿌렸다는 사실은 그들의 마음이 그만큼 공허 했다는 것을 反證해 주고있다. 온갖 사치와 쾌락만으로 자신들의 텅빈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이 엄청난 비극을 자초하고만 것이다. 순간적인 쾌락이 결코 인간의 고뇌를 근본적으로 씻어줄 수는 없다. 오히려 쾌락의 뒤에는 보다 더 큰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를 잊기 위해서는 더 큰 자극을 찾게 된다. 어음 사기 사건이 눈덩이 처럼 커져만간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옛말에 福在知足이라고 했다. 진정한 富는 만족할 줄을 아는 데에 있다는 이 교훈이 요즈음처럼 따갑게 피부에 와 닿은 때가 없었다. 우리네 선조들은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어도 별 아쉬운 것 없이 호탕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한 세기 前 아니 10여년전에 비해서도 모든 것이 풍족해지고 생활 환경이 편해졌는데도 모두의 마음은 더 없이 바빠지고 초조해져만 간다. ▲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점차 사랑이 메말라 가는 것이다. 닫힌 마음과 거친 심정으로 오직 자기만을 위하려는 살벌한 사회에서는 물질이 아무리 풍부하다 해도 인간다운 인간이 살아갈 곳이 못된다. 사랑을 잃는 사회,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위해줄 줄 모르는 사회에서는 냉혹과 불신과 다툼과 術手만이 늘어갈 뿐이다. 겸허해질 때 참 사랑의 나눔 자세는 저절로 가다 듬어지지 않을까?